▲ 김상은 변호사(현대차구사대이수기업폭력사건 진상조사단 공동단장)
▲ 김상은 변호사(현대차구사대
이수기업폭력사건 진상조사단 공동단장)

지난 20여년간 현대자동차가 구사대를 동원해 자행한 노동자 폭력의 역사는 노동자들의 조직화와 정규직화 투쟁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 구사대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이유는 국가(경찰·검찰·고용노동부)가 이를 묵인하고 방조했기 때문이다.

2003년 3월, 현대자동차 하청노동자가 친지 결혼식 참석을 위해 휴가를 신청하자 소속업체 과장은 “특근도 안 하면서 무슨 연차냐”고 폭언하며 폭행했다. 이후 노동자가 입원한 병원까지 찾아와 식칼을 휘둘러 아킬레스건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혔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가 설립됐다.

2004년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가 불법파견에 대한 집단진정을 제기했고, 노동부가 같은 해 11월부터 현대자동차 127개 사내하청업체 9천234개 공정을 불법파견으로 인정했다. 그럼에도 현대자동차가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자 노조는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고, 현대자동차는 경비대 D조를 구사대로 동원해 지속적인 감시·사찰·물리적 폭력을 통해 노조 무력화에 나섰다.

2010년 7월, 대법원이 최초로 현대자동차 하청공정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를 계기로 노조가 대대적인 조합원 조직화에 나서자 현대자동차는 핵심 사내하청업체를 폐업하고, 구사대를 동원해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며 이를 방해했다.

2024년 5월과 7월, 대법원이 이수기업 노동자들의 수출용 차량 이송업무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결하자 현대자동차는 2024년 9월30일 이수기업 폐업을 이유로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해고자들이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2025년 3월과 4월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자, 현대자동차는 보안운영팀 소속 직원 수백 명을 구사대로 동원해 집회 참가자들을 폭행해 33명에게 상해를 입히고, 집회 물품인 천막을 강탈해 집회를 무산시켰다.

이 같은 현대자동차의 구사대 폭력과 노조 탄압은 폭행죄(형법 260조), 근로기준법 위반죄(8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죄(81조1항4호)에 해당한다. 범행이 반복되고 피해자가 다수이며 죄질 또한 극히 나쁨에도 형사처벌은 사실상 전무했다.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잠시만 중단돼도 검찰은 노조 간부들에게 업무방해죄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은 징역형을 선고한다. 반면 현대자동차 구사대 폭력에 대해서는 천막 손괴를 이유로 한 벌금형 외에, 직접 폭력을 행사한 구사대와 이를 지시한 현대자동차 임원들에 대한 처벌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현대자동차 구사대 이수기업 폭력사건 진상조사단이 만난 노동자들은 ‘왜 폭력 피해에 대해 고소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만약 노측에서 고소를 하면 사측이 맞고소를 해 결국 노측이 더 피해를 입게 된다. 경찰을 전혀 믿을 수 없다”고 답했다. 노동자들에게 현대자동차 구사대 폭력은 이미 당연시되고 있었고, 현대자동차 공장은 헌법과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 ‘치외법권’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현대자동차 구사대 폭력의 악순환 고리를 어떻게 끊어낼 수 있는가. 진상조사단은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구사대 폭력에 대해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을 경찰에 고소하고, 경찰의 직무유기에 대해서는 경찰 간부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또한 구사대 폭력 근절을 위한 특별근로감독 청원을 노동부에 제기했다. 그럼에도 울산북부경찰서와 울산지검의 수사는 진척이 더디고, 노동부 울산지청은 특별근로감독 개시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았다. 노동사건 처리에서 경찰·검찰·노동부 모두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현대자동차 구사대 폭력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처리가 이 악순환을 단절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신속한 수사와 감독, 그리고 엄중한 처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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