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악법 저지하자.”
한국노총과 22대 국회에 들어갈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당선인들이 함께 외친 첫 구호다.
한국노총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인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노총은 4·10 총선에서 전략후보 36명과 한국노총 출신 11명을 지지후보로 선정해 지원했다. 이 중 전략후보 23명, 출신후보 10명이 당선했다. 간담회는 지지후보에게 노동·민생 입법을 주문하고 한국노총 정책요구를 재강조하기 위해 마련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최저임금 차등적용 저지를 22대 국회의 첫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정부는) 최저임금법이 시행된 이래 지난 34년간 사문화된 차등적용 조항을 무덤에서 꺼내려고 하고 있다”며 “외국인 돌봄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고 이를 통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자는 아주 경악할 만한 주장이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외국인이 차별받고 어르신들이 차별받으면 그다음은 여성이 될 것이고, 그다음에 장애인·청년, 그리고 결국은 만인이 만인을 상대로 차별하는 비극이 펼쳐질 것”이라며 “정부는 최저임금의 차등적용이라 주장하지만 이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에서 차등적용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한국노총과 함께 싸워 달라고 당선인들에게 주문했다.
당선인을 대표해 공개발언에 나선 이학영 의원은 “일하는 사람들이 지속 가능한 안정된 삶을 보장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아무리 많이 성장하고 잘살게 되더라도 국민의 불안과 불만은 가시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하고 희망 있는 사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꿈을 노동계와, 한국노총과 함께 현실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비공개 간담회 자리에서는 최저임금 차등적용 저지와 민생입법 등 노동의제를 두고 한국노총과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당선인들의 답변이 이어졌다. 성남 중원에서 당선한 이수진 의원은 “윤석열 정권은 최저임금을 어르신들에게 못 주겠다, 돌봄노동을 하는 여성과 외국인에게도 못 주겠다고 하면서 노동의 가치를 절하시키는 듣도 보도 못한 일들을 너무나 쉽게 가려는 중”이라며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에 1등 국민, 2등 국민 등 국민 등급이 10등급까지 나뉘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21대 국회에서 차등적용 조항을 삭제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은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고 밝힌 이 의원은 “저출생·양극화 등 사회문제를 노동자에게 책임 전가하는 행태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당선인들은 정년, 노동시간, 중소상공인 단체협상 지원 등의 노동의제를 두고도 한국노총과 공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간담회에는 김남근·김윤·김현정·박홍배·염태영·이수진·이용우·이학영·한창민 당선인이 참석했다. 한국노총은 조만한 한국노총 출신 당선인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