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접질렸는데 병원도 못 가고 일을 했어요. 왜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되나…. 빵 다 끝날(만들) 때까지 계속 울면서 일했어요.”
“엄마가 아파서 응급실에 갔는데 (점주가) ‘나와서 출근을 해야 된다’고 하는 거예요. ‘(일할) 기사가 없다’고 해서 결국 출근을 했어요.”
박선영 중앙대 중앙사회학연구소 연구원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제빵기사 노동실태조사 토론회’에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 연구원은 파리바게뜨 등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일하는 1년~17년 차 제빵기사 20명을 인터뷰했다. 19명이 여성이고 1명은 남성이다.
박 연구원은 “제빵기사의 노동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과노동과 과로를 부른 노동”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하루에 400~900개 빵을 생산한다. 종류도 50가지에서 많게는 100가지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다. 청소나 재료 주문 같은 생산 외 업무도 기사들 몫이다. 공정에 익숙해질 만하면 주기적으로 신제품이 출시되고 제품이 리뉴얼되는 탓에 숙련도에 따른 노동시간단축도 어렵다. 아파도 쉬지 못하고, 경조사를 챙기는 일은 ‘그림의 떡’이다.
박 연구원은 “절대적으로 많은 물량과 인력 부족 문제는 협력업체의 자회사 전환과 SPC그룹 오너일가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의 가맹본사인 파리크라상은 2017년 고용노동부 불법파견 판정 이후 자회사 PB파트너스를 설립해 제빵기사들을 고용했다. 박 연구원은 “자회사는 가맹점주가 지불하는 도급비만을 수입으로 하고, 다른 수익구조가 없는 인력회사일 뿐”이라며 “가맹점에 원재료·완제품 공급을 통해 SPC 생산계열사들은 매출 수익이 발생하는데, 더 많은 수익창출은 기사들의 노동강도를 높여야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차유미 한신대학교 공공정책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제빵기사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서는 자회사 노사 간 협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자회사는 독자적 수익을 창출할 수 없고, 가맹점주의 도급비와 가맹본부 지원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회사 노사관계뿐만 아니라 가맹관계와 모자회사 노동관계, 더 나아가서는 점포 내 노동관계와 산재사고 공동대응을 위한 계열사 간 노사관계까지 포괄·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