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훈 기자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최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라고 국민연금공단에 촉구했다.

민주노총·한국노총·참여연대·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등 8개 단체는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은 노후자금의 집사로서 책임 있는 수탁자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며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가치를 훼손한 기업들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국민 노후자금에 심각한 손해를 끼친 기업에 대해서는 대표소송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해 주주가치를 훼손한 회사로 △무분별한 물적분할과 임원 ‘먹튀매각’으로 주가가 하락한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과 화정동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잇따라 사상사고를 일으킨 현대산업개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거듭된 ‘멸공’ 발언으로 불매운동이 일어난 이마트를 꼽았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현대산업개발에서 산업안전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부실공사를 방지할 수 있는 사람을 공익이사로 추천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데 국민연금이 그런 일을 한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고 있다”며 “신세계처럼 오너가 회사의 이미지나 장래 경영계획에 큰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해서 피해를 입힌다면 이런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사회에서 조사하고 제재해야 하는데 그런 일들이 신세계나 이마트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영준 대표를 비롯한 임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을 매각해 주가 하락을 초래한 카카오페이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남근 변호사는 “카카오페이는 이사회를 열어 도덕적 해이에 빠진 임원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이사회가 열렸다는 소식은 전혀 듣지 못했다”며 “국민연금이 이사회 개최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국민연금은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후 지금까지 아무런 책임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 이상 국민의 노후자금에 악영향을 끼치는 재벌 대기업들의 행태를 묵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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