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노동시장을 강타한 지난해 실질임금인상률이 9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임금불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임금분위 배율은 개선됐지만 성별·고용형태별 임금격차는 오히려 확대해 ‘코로나19’발 양극화가 임금 양극화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18일 공개한 ‘2021 KLI 노동통계’를 보면 지난해 임금불평등 수준은 약간 개선됐지만 성별·업종별·직종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여성·비정규직·서비스판매직의 피해가 고용뿐 아니라 임금수준에서도 두드러진 탓이다.

지난해 5명 이상 산업장 전 산업 상용노동자 월평균 임금총액은 402만3천원으로 2019년(401만2천원)보다 1만1천원 올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정액급여는 6만6천원 인상됐지만 상여금 같은 특별급여는 5만6천원 줄었다. 지난해 명목임금인상률은 0.4%, 실질임금인상률은 -0.1%를 기록했다. 실질임금인상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1년 -4.9%를 기록한 이후 9년 만이다.

지난해 10명 이상 사업장의 월 임금수준은 391만5천원, 중위임금(임금수준을 순서대로 늘어놓았을 때 가운뎃값)은 318만3천원이다. 임금불평등 수준을 알 수 있는 임금분위수 배율은 개선됐다. 2019년 하위 10% 임금 대비 상위 90% 임금비율은 3.94에서 지난해 3.90으로 격차가 완화된 것이다. 2000년 들어 4배수로 올라섰던 임금분위 배율이 20년 만에 3배수대로 내려앉은 이후 지속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중위임금이 월 250만원을 기록한 1명 이상 사업장 전체 노동자로 범위를 확대하면 임금분위 배율은 2019년 6.07에서 지난해 6.59로 오히려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난다.

1명 이상 사업장 전체 상용직 임금총액 추이를 보면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은 지난해 월 임금이 227만3천원으로 전년대비 7만1천원 줄었다. 제조업도 409만4천원에서 405만8천원으로 3만6천원 깎였다. 교육서비스업은 같은 기간 374만7천원에서 351만7천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금융 및 보험업은 2019년 631만원에서 지난해 662만2천원으로 31만2천원이 올랐다.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 사업은 660만원에서 682만4천원으로 22만4천원 증가했다. 건설업도 269만9천원에서 382만5천원으로 올랐다.

성별 임금격차는 대폭 확대됐다. 지난해 1인 이상 사업장 전체 노동자 중 남성 임금총액은 월 372만7천원인 반면 여성은 239만5천원으로 133만2천원이 적었다. 2019년 남녀 임금격차 129만6천원보다 3만6천원 더 벌어진 것이다.

비정규직의 임금 하락으로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격차도 벌어졌다. 정규직은 2019년 월 316만5천원에서 지난해 323만4천원으로 6만9천원 인상됐다. 반면 비정규직은 같은 기간 1만8천원 삭감된 171만1천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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