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대한민국에서 세계 7위권의 초대형 항공 그룹이 탄생할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의 회사가 된다. 아시아나항공 채권자인 산업은행은 16일 한진칼과 8천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진칼은 내년 초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우선 자회사로 운영한 뒤 계획에 따라 통합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산업은행과 양사는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양사 중복인력은 800~1천명으로 보고 있다”며 “연간 자연감소 인원과 신규 사업 추진 등을 고려하면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이 건은 한진가의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이날 입장문에서 “통합 이후 무엇보다도 양사 임직원들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것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역시 사내 게시판 담화문에서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수합병의 방향성은 맞다면서도 인수합병 과정에서 인력감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의 노조는 정부와 기업뿐만 아니라 노동자까지 참여하는 노사정 합의체를 구성하자며 원점 재논의를 요구했다.

“노동자 배제한 밀실 합의,
중복인력에 구조조정 우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동자들은 16일 “노동자 의견이 배제된 일방적 인수합병을 반대한다”며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는 대한항공조종사노조,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가 참여했다. 양사의 조종사노조와 일반노조다.

양사 노조가 우려하는 것은 중복인력으로 인한 인력감축이다. 양사가 인수합병을 하면 중복인력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항공사들은 조직 구조가 거의 같기 때문에 항공사 간 인수합병 이후 일부 인력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인수합병 후 진행되는 조직통합 과정에서 대규모 정리해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같은 코로나19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국내 직원의 약 70%가 휴직 중이다.

양사 노조는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와 회사 간 합의 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9일 노사정 협의체 첫 회의를 열자는 입장이다.

박상모 조종사노조연맹 사무처장은 “정부는 신규노선 개발, 해외 환승수요 유치 등을 인수합병 이유로 들고 있지만 설득되지 않는다”며 “노동자와 대화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조조정 없이 인수합병 불가능해”

전문가들은 세계적 흐름과 맞닿은 인수합병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경영학)는 “두 항공사의 통합은 1국 1사 항공사 체제라는 세계 시장의 방향성과 일치한다”면서도 “구조조정이 가장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영 효율화 과정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적자 노선을 정리하면서 인력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한진칼에 국민 혈세를 쏟아붓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구조조정 없이는 인수합병이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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