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단체협상 중 노조 지부장을 징계했던 대전을지대병원에서 노사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대전을지대병원지부(지부장 신문수)는 11일 “사측 행정부원장이 로비농성을 위해서 환자 대기석을 정리하던 지부 사무장을 향해 의자를 밀쳐 사무장이 발목을 다쳤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임단협 대책을 논의할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기 위해 단협에 명시된 대의원 공가를 지난달 병원측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지부는 지난달 8일 이에 항의하는 농성을 하기 위해 병원로비 환자 대기석을 치웠다. 이를 지켜보던 병원 행정부원장은 사무장을 향해 치우던 의자를 밀쳤다. 사무장은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지부는 9월28일부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병원과 지부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세 차례에 걸쳐 조정 절차를 거쳤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부는 연봉제를 적용받고 있는 간호사 호봉제 전환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을지대병원 수익은 427억원으로 전국 사립대병원 중 6위다. 이른바 ‘탑5 대학병원’보다 앞선다. 하지만 병원은 전국 77개 대학병원 중 임금이 최하위권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수 지부장은 “노조가 생긴 2015년부터 매년 임금이 8~12% 상승했지만 여전히 지역 평균에 비해 연봉이 500만원, 수도권 사립병원에 비해서는 1천만원 정도 낮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대전을지대병원이 저임금으로 만든 수익을 의정부을지대병원에 투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7년 첫 삽을 뜬 의정부을지대병원은 2021년 완공 예정이다. 대전을지대병원 규모는 축소하고 있다. 과거 1천24병상을 갖춰 약 900병상을 운영했지만 현재 가용병상은 500병상을 밑돈다. 낮은 임금으로 많은 인력이 떠나 병상 유지에 필요한 법정 간호인력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합의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합의를 방해할 수 있음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을지대병원은 지난 8월 노조 사무실에 간판을 설치했다는 이유로 신문수 지부장에게 감봉 1개월 징계를 내렸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