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부문 민중가요 작곡가 김호철씨 <전태일재단>

택배연대노조(위원장 김태완)와 민중가요 작곡가 김호철씨가 28회 전태일노동상을 받는다. 노조는 특수고용직인 택배노동자의 장시간 노동 현실과 과로사를 세상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호철씨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도 노동자 집회에 사용하는 <파업가> <단결투쟁가> <잘린 손가락> <꽃다지> 같은 수많은 민중가요를 만들었다.

전태일노동상 심사위원회는 10일 수상자 명단을 공개했다. 전태일노동상은 전태일재단과 <매일노동뉴스>가 공동주관한다. 올해부터 전태일노동상은 개인·단체·국제부문으로 나눠 수여한다. 국외 노동운동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부문은 올해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심사위는 “택배연대노조는 8월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만들고, 공짜노동으로 불렸던 택배 분류작업에 원청사의 인력투입을 이뤄 내는 투쟁을 가열차게 했다”고 평가했다.

택배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연차나 유급휴가를 보장받지 못한다. 노조는 택배노동자에게 여름휴가를 주자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택배사에 ‘택배 없는 날’ 지정을 요구했다. 그 결과 CJ대한통운·한진택배 등 주요 택배사는 ‘리프레시데이’라는 이름으로 ‘택배 없는 날’을 지정했다. 성과는 또 있다. 코로나19로 늘어난 물량 탓에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잇따르자 정부와 택배사에 장시간 분류작업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고, CJ대한통운·롯데택배·한진택배 등 주요 택배사가 공식 사과와 함께 과로사 예방대책을 내놓았다.

심사위는 “김호철 동지가 없었다면 집회도 없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며 “그가 만든 노래는 노동자를 하나로 묶는 단결의 무기”라고 평했다. 이어 “그의 수상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며 “김호철 동지에게 수여하는 전태일노동상은 마땅히 따라야 할 것을 실행하는 것이고, 부지런히 갚아야 할 노동하는 사람들의 채무”라고 덧붙였다. 김호철씨는 노동현장뿐 아니라 장애인·철거민·도시빈민 등 이사회 약자를 위해 활동해 왔다.

전태일노동상 시상식은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묘역에서 50주기 추도식과 함께 열린다.

 

▲ 택배연대노조가 지난 7월9일 오전 광화문광장 앞에서 ‘택배 없는 날’ 지정을 촉구하는 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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