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사칭해 온라인 모임에 가입한 SK케미칼·애경산업 관계자를 검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요청했다. SK케미칼은 가습기살균제 원료를 생산했고, 제품을 제조·판매했다. 애경산업도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메이트’를 제조·판매했다.

특조위가 이날 수사 요청 대상자로 지목한 이들은 활동이 확인된 SK케미칼·애경산업 직원 각 1명과 사측 관계자다. 이들이 공통으로 가입한 ‘가습기 살균제 항의행동’모임은 지난해 5월 실명제로 전환됐다. 그러자 SK케미칼 직원은 제3자 명의를 사용해 피해미판정 대상자로, 애경산업 직원은 자녀 피해자로 사칭해 가입했다. 온라인 모임에서는 피해지원 관련한 검찰수사 내용, 대응계획 등이 자세히 게시했는데 두 직원 모두 해당 내용을 열람한 것이 확인됐다. 애경산업 직원은 모임 내부에서 공유된 피해자 정보와 단체의 계획을 수집해 주간 보고를 작성하기도 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SK케미칼 직원은 게시글 열람 여부가 확인된 뒤 특조위 수사가 진행되자 올해 초 업무용PC를 교체하고 모임 접속에 사용한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휴대전화를 조사관에 제출했다. 애경산업 직원은 1개 피해자 모임, SK케미칼 직원은 4개의 모임에 가입했다.

특조위는 형법상 업무방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업무방해를 일으킬 위험성이 있으면 범죄 요건이 성립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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