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정수기 같은 대여제품을 방문점검하는 LG케어솔루션 매니저 중심으로 구성된 금속노조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교섭대표노조로 인정받았지만 사측과 상견례도 갖지 못하고 있다. LG케어솔루션 매니저와 업무위탁 계약을 맺은 하이엠솔루텍은 이들이 특수고용 노동자인 만큼 노동자성 인정 여부에 대해 법원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교섭 난항 국면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LG케어솔루션지회는 12일 하이엠솔루텍에 ‘상견례 재요청 및 기본협약(안) 요구안’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단체교섭 상견례를 이달 21일에 열자는 제안과 부당노동행위 및 일체의 불이익 처우 금지·조합사무실 제공 및 조합활동 보장 같은 기본협약(안)도 담겼다.

지회는 앞서 서울지노위가 지회를 교섭대표노조로 인정한 직후 지난달 25일 10월7일 상견례를 열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1일 사측이 하이엠솔루텍노조와 지회를 모두 과반수노조로 공고하자 하이엠솔루텍노조와 지회는 과반수노조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4일 제기했다. 서울지노위는 24일 하이엠솔루텍노조에 대해서는 기각을, 지회에 대해서는 인정 결정을 내렸다. 하이엠솔루텍노조는 지노위 판정문을 받은 뒤 대응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중노위 재심 신청과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7월2일 설립된 하이엠솔루텍노조는 정규직 에어솔루션 노동자로 구성돼 있다. 하이엠솔루텍은 LG전자 정수기를 유지·관리하는 케어솔루션 부문과 시스템에어컨 등을 유지·관리하는 에어솔루션 부문이 있다. LG케어솔루션지회에는 매니저뿐만 아니라 에어솔루션 정규직 노동자도 포함돼 있다.

사측은 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이엠솔루텍 관계자는 하이엠솔루텍노조와 지회를 모두 과반수노조로 공고한 것에 대해 “노조와 지회의 요청에 따라 절차에 맞게 공고를 진행한 것일 뿐 (매니저들에 대한) 노동자성을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노동자성에 대한 법원 판단이 있을 때까지 교섭을 보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측은 지난달 10일 LG케어솔루션 매니저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노동자로 인정한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금속노조 서울지부 관계자는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노조법상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례는 이미 나와 있고 노동위 판정도 대법원 판례에 근거해 나온 결론”이라며 “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시간끌기를 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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