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경남지부
경상남도 사천시에 위치한 사천항공산단의 ㈜지에이산업 하청노동자 20여명이 업체 폐업으로 해고됐거나 해고 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에이산업이 직접 업무지시를 내리는 등 위장도급 의혹이 짙다며 원청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천지역지회(지회장 강가별)는 21일 오전 창원시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에이산업 사내하청업체 3곳이 물량감소로 인해 폐업을 통보하며 해당 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25명이 거리로 내몰렸다”고 밝혔다. 지부·지회에 따르면 하청업체 2곳에 속한 노동자 20명이 지난달 30일 업체폐업으로 해고됐고, 한 곳이 이달 27일부로 폐업을 통보해 5명이 해고위기에 놓여 있다.

지에이산업은 2006년 설립된 항공부품 제조업체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2차 협력업체다. KAI가 2005년 본사를 서울에서 사천으로 이전하며 주변에 협력업체들이 모여들었고 2017년부터 25만평 규모의 경남 항공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됐다.

지부·지회에 따르면 지에이산업은 원래 직접고용한 인력으로 제품을 생산하다 2017년부터 5개 업체에 생산공정을 쪼개 외주화했다. 직고용된 노동자들도 이때 1년 단위 도급계약을 맺는 5개 업체로 쪼개져 고용 불안정에 시달려야 했다. 노동자를 고용한 사장은 달라졌지만 원청사가 직접 업무지시를 내리며 ‘실제 사장’은 바뀌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지회는 지난 2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진주지청에 지에이산업을 불법파견 혐의로 고소했다.

지회는 원청인 지에이산업이 25명을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가별 지회장은 “지에이산업이 3~4개월간 부분휴업을 하면서 월급 감소로 인해 차라리 실업급여라도 받겠다며 권고사직 형태로 회사를 나간 사람들이 10여명 정도 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물량감소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할 게 아니라 원청이 직접고용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에이산업측은 하도급업체 사정에 따른 폐업에 원청이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부품업계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만큼 정부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부 관계자는 “정부의 특별지원고용업종 확대를 통해 항공부품업계 종사자에게도 정부 지원 혜택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천항공산단 노동계는 특별지원고용업종에 항공부품산업이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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