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보기 다음 기사보기 2024-04-26 아홉 명의 해직자, 칠 년의 기다림, 두 개의 현수막 바로가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포토뉴스 아홉 명의 해직자, 칠 년의 기다림, 두 개의 현수막 기자명 정기훈 입력 2020.09.07 08:00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닫기 ▲ 정기훈 기자길에서 오래 싸운 사람들은 돌고 돌아 서울 서초동 대법원 건물 앞에 선다. 거기 벽에 새겨진 자유·평등·정의 세 문구를 대놓고 의심하는 자는 없었으니 앞자리 모인 누구나가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현수막은 두 개를 준비했다. 카메라 앞에서 읽어 내릴 기자회견문도 두 가지였다. 오래 묵은 오만가지 표정은 꾹꾹 눌러 담은 채 선고를 기다린다. 울고 웃는다. 지금 믿고 기댈 곳은 법원뿐이었던가, 꺼내기를 바라지 않은 현수막과 기자회견문에는 지난 사법농단의 역사를 적었으니 씁쓸한 일이었다. 펼치기를 바란 현수막을 꺼내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뭐 하는 사람이냐고 누군가 물으면 농부라고 해야 하나 고민했다던 늙은 해직 교사는 이제야 할 말이 생겼다고 웃었다. 현수막 붙들고 먼 데만 살피던 덜 늙은 해직 교사는 마이크 잡고 말하다 울었다. 7년, 법의 판단을 기다리는 동안 시름이, 또 주름이 깊었다. 책임과 권한이 있는 자들은 법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만 했다. 다른 길도 많았다고 노조 아닌 단체의 조합원들이 내내 길에서 외쳤다. 돌고 돌아 법원 앞에 섰다. 어느새 정년 앞이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공유 이메일 기사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기사 댓글 0 댓글 접기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댓글 내용입력 비회원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로그인 옵션 창닫기
▲ 정기훈 기자길에서 오래 싸운 사람들은 돌고 돌아 서울 서초동 대법원 건물 앞에 선다. 거기 벽에 새겨진 자유·평등·정의 세 문구를 대놓고 의심하는 자는 없었으니 앞자리 모인 누구나가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현수막은 두 개를 준비했다. 카메라 앞에서 읽어 내릴 기자회견문도 두 가지였다. 오래 묵은 오만가지 표정은 꾹꾹 눌러 담은 채 선고를 기다린다. 울고 웃는다. 지금 믿고 기댈 곳은 법원뿐이었던가, 꺼내기를 바라지 않은 현수막과 기자회견문에는 지난 사법농단의 역사를 적었으니 씁쓸한 일이었다. 펼치기를 바란 현수막을 꺼내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뭐 하는 사람이냐고 누군가 물으면 농부라고 해야 하나 고민했다던 늙은 해직 교사는 이제야 할 말이 생겼다고 웃었다. 현수막 붙들고 먼 데만 살피던 덜 늙은 해직 교사는 마이크 잡고 말하다 울었다. 7년, 법의 판단을 기다리는 동안 시름이, 또 주름이 깊었다. 책임과 권한이 있는 자들은 법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만 했다. 다른 길도 많았다고 노조 아닌 단체의 조합원들이 내내 길에서 외쳤다. 돌고 돌아 법원 앞에 섰다. 어느새 정년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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