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노동자가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를 알게 됐다고 해 봤자 무슨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략) 대책이 있다면 오직 병이 깊어진 후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해고당하는 것이다.”(<전태일 평전> 중)

푸른색 간호복을 입은 보건의료 노동자가 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전태일동상 앞에 섰다. 조혜숙 보건의료노조 단국대의료원지부장이 읽어 내려간 <전태일 평전> 구절에는 50년 전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겪던 어려움이 담겼다. 그런데 낯설지가 않다. 조혜숙 지부장은 “코로나19 위기에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건강을 돌볼 수 없고 심지어 해고를 당하기도 하는 보건의료 노동자의 처지와 겹치는 면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보건의료 노동자가 전태일50주기캠페인 네 번째 주인공으로 나섰다. 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는 지난달 13일 부터 매주 수요일 전태일50주기캠페인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최전선에 있었던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이날 △충분한 자가격리 기간과 휴식 보장 △의료기관 비정규직 해고 중단 △상병수당제 도입 등을 촉구했다.

조 지부장은 “보건의료 노동자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채 일반병동으로 출근하고 있다”며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려면 보건의료 노동자에게 충분한 휴식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정부가 책임지고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제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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