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중원시민대책위는 6일 한국마사회에서 벌어지는 부정승마와 채용비리를 고발하고 숨진 문중원 기수 사태 해결을 정부에 촉구하며 상여를 메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청와대로 행진했다. 노동과세계

아버지가 아들 상여 앞에 주저앉아 고개를 떨궜다. 시신이 안치되지 않은 빈 상여였지만 혹시나 훼손될까 그 앞을 지켰다. 영정 사진과 상여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었다. 영정 속 문중원 기수는 웃고 있었다.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고인의 영정과 상여를 메고 청와대로 행진했다. 한국마사회에서 벌어지는 부정경마와 조교사 채용비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문중원 기수의 죽음을 기리고 정부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행진에 앞서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정부서울청사 앞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인의 아버지 문군옥씨는 “아들이 죽은 뒤 두 번이나 김낙순 마사회장을 만나러 갔는데 문전박대를 당했다”며 “비통한 심정을 안고 청와대로 향하려 한다”고 말했다.

고인은 정부서울청사 인근 승합차에 안치돼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27일 분향소 설치를 막으려 승합차를 견인하려다 유가족 등과 크게 충돌했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차마 고인의 시신을 또 옮길 수 없어 빈 상여를 앞세워 행진했다”며 “원통함을 안고 자녀와 남편의 한을 풀어 주겠다는 유가족의 마음에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문중원 기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마련과 공식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마사회에 직접교섭을 제안한 상태다. 마사회는 마주협회·조교사협회 등 경마산업 관계자를 포함한 다자대화는 할 수 있지만 시민대책위와 직접 대화는 할 수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시민대책위는 빈 상여 행진을 7일에도 이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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