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주 회장·행장 낙하산 총파업으로 막겠다"

노조 간부 삭발투쟁 시작…LG카드 박해춘 사장 행장응모 강력 반발

2007-03-12     정병기 기자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가 위원장, 수석부위원장의 삭발을 시작으로 낙하산 인사 저지투쟁에 본격 돌입했다.

우리은행지부(위원장 마호웅)는 23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로비에서 ‘우리금융지주 회장·우리은행장 낙하산 인사 저지 투쟁 발대식’을 열고, “낙하산 인사 저지 및 고용안정, 구조조정 분쇄를 위해 총파업도 불사할 것임을 국민 앞에 천명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박병원 전 재경부 차관의 선임이 유력시 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우리은행장 공모에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LG카드의 박해춘 사장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은행지부에 비상이 걸렸다.

당초 우리은행장과 관련해서는 최병길 금호생명 대표, 이종휘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등 2파전의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는 박 사장이 가세하면서 사실상 ‘교통정리’가 된 것 아니냐는 진단이다.

박 사장은 LG카드 사장 연임을 신한지주로부터 약속받았다는 관측이 금융노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박 사장이 청와대나 금융당국과의 사전교감 없이 우리은행장에 도전장을 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지부가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은 금융권에선 ‘구조조정 전문가’로 박 사장이 통하기 때문이다. 과거 서울보증보험과 LG카드의 구조조정을 지휘한 경력 때문에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앞두고 구조조정 전도사로 박 사장이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마호웅 위원장은 이날 투쟁발대식에서 “정부는 지난 수년간 뼈를 깎는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우리은행이 경영정상화를 이룬 업적을 무시하고 공적자금을 상환하지 않았다는 미명하에 관치금융 부활과 구조조정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이 행장에 선임될 경우 민영화를 가장한 구조조정 폭풍이 우리은행을 휩쓸 것이라는 우려다.

마 위원장은 이어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 모두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구조조정을 시도하려 한다면 직원들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에 대해 문외한인 박해춘 사장이 행장을 맡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