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얘기 저얘기 산자부 장관 늦장으로 '결렬' 위기 맞기도

전력노조·한국노총 간부들 거센 항의…신 장관, 이남순 위원장에게 '사과' 후 일단락

2000-11-24     김동원 기자
한국전력 노사의 합의가 한차례 '파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데는 신국환 산자부 장관의 늦장이 '한 몫' 했다.

9시간여 동안 정회됐던 중앙노동위원회의 특별조정회의가 속개되고 노사합의 문안이 공개됐을 때가 24일 새벽 5시 40분께. 신 장관이 중노위에 도착했다는 얘기가 당시 산자부와 중노위 관계자들 입을 통해 전파된 바로 그 시점이다. 하지만 노사 양쪽이 합의 소감까지 밝힌 뒤인 6시께까지 신 장관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자 노조의 오경호 위원장이 돌연 기자회견을 자청, "결렬"을 선언하며 합의서를 찢었고, 곧바로 이곳 저곳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전력노조 간부들은 조정 회의가 속개되기 1시간 전인 4시 35분께부터 신 장관이 온다는 통보를 받았다. 1시간 20분이나 기다린 셈이다. 애꿎은 산자부 관리들이 '거북이' 상급자를 모신 대가를 치르는 상황은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갔다.

결국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간파한 중노위 고위관계자가 다시 신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곧 가겠다"는 답변을 받은 게 6시10분께. 그리고 자택이 과천시에 있는 신 장관은 불과 15분 뒤인 6시25분께 나타났다.

전력노조의 한 간부는 "헬기를 타고 온 모양"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신장관은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사과'한 뒤 6시 55분께 속개된 중노위 특별조정위원회 참고인석에 4분 가량 앉아 있다가 회의가 끝나자마자 뭔가 쫓기듯 황급히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