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도 ‘아버지 출산휴가제’ 원한다
여성가족부 ‘2005 가족실태조사’ 결과…저출산 해소 대책‘보육비지원 요구’ 가장 높아
2006-03-03 연윤정 기자
남성, 자녀 돌봄 참여율 극히 저조
여성가족부(장관 장하진)는 지난해 10월25일부터 12월9일까지 전국 2,925가구 5,973명(만15세 이상)을 대상으로 가족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2세 이하 자녀를 둔 부부의 자녀 돌봄 실태를 보면 가정에서 아버지가 주로 하는 자녀 돌봄은 ‘자녀 목욕시키기’(10.1%)가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자녀와 놀아주기’ 7.7%, ‘병원 데려가기’ 4.3%, ‘놀이방 데려다주기’ 3.6% 수준에 그치는 등 아버지의 참여는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들도 자녀가 태어났을 때나 어린 시기에 함께 할 수 있는 ‘아버지 출산휴가제’와 ‘아버지 육아휴직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훨씬 높아 남성이 자녀 돌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표 1~3 참조>
실제 ‘아버지 출산휴가제’ 도입에 전체 88.2%(남성 86.7%, 여성 89.5%), ‘아버지 육아휴직제’ 도입에 76.7%(남성 73.9%, 여성 79.0%)가 각각 찬성했다. 직장과 가정생활 병행지원제도로서 ‘직장보육시설’ 36.8%, ‘보육비용지원’ 34.7%로 1,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자녀 및 출산에 대한 가치도 연령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젊을수록 ‘결혼해도 아이를 꼭 낳을 필요는 없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10대 28.2%, 20대 24.1%, 30대 21.6%의 순. 저출산 해소를 위한 대책으로는 ‘보육비용 지원’(34.3%)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았으며 ‘현금지원’(23.0%), ‘사교육경감’(20.2%)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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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남성 ‘혈연’, 여성 ‘정서’
한편 점차 ‘가족정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족의 범위’에 대한 남녀의 응답이 다소 차이를 보여 눈길을 모았다. 이에 따르면 가족이란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을 물어본 결과, 남성은 ‘조상을 같이 하는 피로 맺어진 사람들’(35.8%),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34.1%), ‘주거를 함께 하는 사람들’(12.3%)의 순으로 응답한 반면, 여성은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40.9%), ‘조상을 같이 하는 피로 맺어진 사람들’(28.1%), ‘주거를 함께 하는 사람들’(13.2%)의 순으로 응답했다.
전체적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응답이 37.8%로 가장 높았다. 즉, 남성은 가족의 개념을 혈연관계를 중시여기는 반면 여성은 정서적 관계를 더 중시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이같은 남녀 간 가족가치관의 괴리가 가족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가족 내 노인부양이나 환자돌봄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높았다. 노인부양과 환자돌봄으로 경제적 어려움(39.4%), 신체적 고단함(21.2%), 정신적 스트레스(12.1%) 등의 순으로 가족생활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족 내 노인 돌봄의 경우 3명 중 2명은 여성(아내 26.3%, 며느리 25.4%, 딸 9.3%, 손자며느리 2.5%의 순)이 돌보는 것으로 나타나, 노인 돌봄의 부담이 여전히 여성에게 많이 주어져 있어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이혼 시 비양육부모도 자녀양육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이 81.9%를 차지했으며, ‘양육비 법적 강제 청구제도 도입’에 대해 78.4%가 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