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노조 출범 1년 … “이건희 회장 이젠 바뀌어야”

삼성노조·민주노총 반노동자기업 삼성대책회의, 삼성 본관 앞 기자회견

2012-07-19     조현미
▲ 삼성 노동조합 조합원과 연대단체 회원들이 노조 설립 1주년을 맞아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 본사 앞에서 경과보고 기자회견을 한 뒤 기념 떡을 자르고 있다. 정기훈 기자

“이건희 회장과 가족은 눈사람입니다. 자꾸 굴러서 몸을 불리지 않으면 녹아내립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구르고 구르다 벼랑 끝에 떨어지는 것이 눈사람의 운명입니다.”

지난해 7월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된 후 기대 속에 출범한 삼성노조(위원장 박원우)가 18일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삼성노조와 ‘민주노총 반노동자기업 삼성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역삼동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노조 출범 1주년 경과보고 및 반사회적 기업 삼성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건희 회장과 가족은 노동자·농민의 피와 눈물을 먹고 커지다 없어지는 눈사람”이라며 “노동자와 힘을 합쳐 사회적 성격을 바꾸라는 이 할아버지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삼성을 상대로 투쟁하는 노동자와 연대단체들이 대거 참석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유가족인 황상기·정애정씨를 비롯해 삼성전자 해고자 박종태씨, 삼성노조 조합원·김승호 전태일노동대학 대표·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전태일 열사 동생 전태삼씨·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이종란 공인노무사·권영국 변호사·건설노조 조합원·방승아 전국철거민연합 과천위원장·삼성에버랜드 사육사 고 김주경씨 아버지와 전태일재단·추모연대·다산인권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삼성노조가 1년을 버텨 준 것에 감사해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4명의 조합원이 어마어마한 재벌 삼성에 맞서 1년을 지켜 냈다”며 “이건희 회장은 도대체 언제까지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처참하게 무시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더 이상 자본의 더러운 이윤을 앞세워 노동자의 생명과 권리를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계속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