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급변하면서 사회적 갈등도 늘고 있다. 변화에는 갈등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4대강이나 세종시 사업 문제로 온 사회가 들끓었다. 노사갈등도 대표적 사회갈등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노동·시민단체 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한국갈등해결센터가 출범할 예정이라서 눈길을 끌고 있다. 센터는 6일 "오는 14일 창립식을 열고 공식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센터 소장은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갈등해결연구센터장이자 교수인 강영진 박사가 맡았다. 그는 미국 조지메이슨대학에서 갈등해결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가다.
상임이사는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자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었던 이수호씨와 갈등조정 전문가인 이희진 공인노무사가, 사무총장은 IT연맹 정책실장과 IT정책연구소장을 역임했던 조형일씨가 맡았다.

이밖에 전 노동부 장관인 권중동 한국 국제노동기구(ILO)협회장과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김학린 단국대 교수 등 노동·시민단체 인사와 전문가 40여명이 고문이나 이사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갈등해결, 관계 지속성 전제돼야

갈등은 당사자 간의 이해충돌에서 발생한다. 센터는 갈등을 예방하고 갈등 발생 시에는 이를 조정·중재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런 역할만 한다면 다른 상담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조형일 사무총장은 "센터는 갈등 당사자 간 관계의 지속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갈등의 예방과 조정·중재도 중요하지만 당사자 간 관계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거나 해결했더라도 당사자 간의 관계는 회복되지 못하고 악화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또 갈등은 이해충돌이라는 속성상 당사자 간의 의견조율이 쉽지 않다. 이를 대신하면서 대안까지 제시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들이 모여 센터를 설립한 이유다.

센터는 이에 따라 △소통(Communication) △개방성·열린 마음(Openness) △관계의 지속성(Relationship) △공정함(Equity) △만족과 행복(Satisfaction)을 핵심 가치로 정했다. 모든 문제 해결과정에서 이러한 가치를 지켜나간다면 공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구성원들의 신념이다.

갈등해결, 공정·행복한 사회로 가는 길

센터는 갈등 예방과 조정·중재뿐만 아니라 △갈등 해결 전문가 양성 △의사소통과 협상·조정의 방법 △조직 갈등 훈련과 해결을 위한 워크숍 등 교육 활동도 펼치고 있다. 조직 진단을 통한 갈등 관리 방법과 조직 발전 컨설팅 사업도 한다. 또 갈등해결에 대한 분야별 연구모임·세미나 등 연구개발포럼을 운영하고 국제교류를 통해 한국 사회에 선진적인 갈등해결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데도 노력할 예정이다.

특히 센터는 노동운동·시민단체 활동을 했거나 공인노무사 자격증을 지닌 이들이 많다. △행복한 직장 만들기 △갈등 예방을 위한 노사공동 프로그램 △단체협상을 위한 노사 공동 교육 △기업 내 갈등 및 고충처리제도 구축 컨설팅 등 노사문제에 특화된 프로그램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한국공인노무사회를 통해 갈등 조정 전문가 과정 교육을 시작했다. 또 민주노총 민주금융노조나 한국노총 공기업연맹·정보통신연맹 등 노동단체는 물론 지역 노사민정협의체나 지방자치단체, 일부 대기업에서도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 사무총장은 "갈등 해결 과정에서 힘의 대결을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나 센터는 그 외적인 부분에서 전문적인 방법과 식견으로 보탬을 주고자 한다"며 "선진국에서는 보편화 된 여러 선진적이고 전문적인 방법들을 한국 사회에 도입하고 전파하고 싶은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센터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릴 창립식에서 ‘한국사회 갈등해결의 길’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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