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투쟁을 하면서 노동계와 경영계 역할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았아요. 노동자들은 수출 판로를 뚫어서 항공산업을 키우자는데, 일부 재벌들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기업 규모나 능력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논리만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인수하려고 합니다.”

박한배(49·사진) 금속노련 한국항공우주산업노조 위원장은 대한한공의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 시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노조는 지역사회·국회 등을 돌며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운송과 여객을 중점적으로 하는 대한항공이 인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사천시는 물론 인근지역인 진주시와 삼천포시의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박 위원장은 “임직원 2천852명과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하면 4천150명에 가족까지 1만명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경상남도와 경영진도 발벗고 나섰다. 경상남도는 지난 25일 서만근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비롯해 도내에 항공기 정밀부품 제조업체 10곳으로 구성된 시장개척단을 구성해 북미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다음달 2일까지 열흘에 걸쳐 미국의 항공산업 요충지인 시애틀과 캐나다 항공우주산업의 중심지인 몬트리올을 차례로 방문, 항공우주 산업체를 대상으로 수출상담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T-50의 아랍에미리트 수출이 좌절되는 분위기지만 9월쯤 윤곽이 드러날 싱가포르와의 계약 체결에도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시장 논리도, 국민소득 3만달러도 좋지만 산업이 정치논리 한 방에 뒤집어지는 후진성은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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