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해 공부하는 것은 좋지만 이른바 ‘낚이면’ 곤란하다. 여유가 없는 서민은 돈만 낭비할 수도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신자유주의 경제를 분석·비판하거나, 경제학의 기본을 강조하는 책들이 인기다. 하지만 ‘묻지마 투자’를 부추기는 재테크 관련 서적이 무작위로 출판돼 서민의 ‘눈’을 흐리게 한 것이 불과 반 년 전이다.
당시 책에 있는 말만 믿었다가 반토막난 펀드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종합부동산세 완화·재건축 규제 폐지 등으로 부동산중개사와 주택관리사 자격증의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학원업계의 설명이 퇴직자 등을 유혹하고 있다. 다른 자격증보다 높은 합격률이 높다는 점도 강조한다.
최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부동산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운영 중인 부동산 중개업소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총 8만3천627곳으로 전년 동기보다 3.5%(2천800곳) 늘었다. 하루 평균 7.7곳씩 증가한 셈이다. 자격증 소지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개업 자격취득자는 2007년 25만4천698명에서 지난해 말 27만618명으로 6.3% 늘었다. 하지만 개업한 중개업소 수치와 비교하면 면허 10개 중 7개는 사용하지 않는 ‘장롱면허’인 셈이다. 취업시 가산점이나 노후대비용으로 자격증을 딸 수도 있지만 큰 기대는 금물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주택관리사가 안정적인 고소득을 보장해준다는 학원업계의 말도 곧이곧대로 들으면 곤란하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자격증 소지자는 3만5천명가량으로 수요대비 공급이 포화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자격증 소지자가 너무 많아 취업시 임금이 터무니 없이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학원 등에서는 금빛전망을 말하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2009년 3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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