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에서 여직원에 대해 직장내 성희롱이 빈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파업 13일째를 맞고 있는 롯데호텔은 그간 참아왔던 조합원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성토
장을 방불케 했다. 파업 참여 조합원들은 호텔 로비 및 건물벽에 호텔측에 대한 각종 불만사항을
담은 대자보를 수십장 붙여놓은 상태.

그런데 이 대자보들은 뜻밖에도 남성 상사에 의한 성희롱 폭로성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공공연히 나돌던 소문들이 여성조합원들이 폭로에 나서면서 전면에 드
러나게 된 것.

이에 따르면 본관 연회과의 ㅇ과장은 컴퓨터 모니터에 반나체 여성사진을 붙여놓고, 수시로 여
직원들에게 특정 신체를 지적하며 음담패설을 즐겨왔다. 또 같은 과의 또다른 ㅇ과장은 아르바이
트 여직원을 상용직으로 돌려준다며 밖에서 수차례 만나왔으며, 면세점의 ㄱ아무개 이사는 수시
로 여직원에 욕설을 퍼부어대면서 지난해에는 퇴폐향락 망년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면세
점의 ㄱ차장은 접대자리에 어린 계약직 여직원을 동원했으며, ㄴ과장은 여직원을 껴안고 블루스
를 추고, 술을 따르라고 강요하는 등 이 대자보들에는 10여명의 중간관리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노조조차도 그정도인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
조는 전체 직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데다, 이들은 대부분 면세점, 웨이트레
스 등 서비스 업종에 집중 배치돼 있어, 이같은 직장내 성희롱으로 자유롭지 못해왔던 것으로 분
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조는 민주노총 서울본부, 여성민우회 등과 함께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본격적인
대처에 나가기로 했다. 이에 20일 200여명의 여성조합원으로부터 진술을 받고, 21일 620명을 대상
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한길리서치에 분석을 의뢰해놓은 상태다. 노조는 결과에 따라 고소·고발
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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