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출범하는 금속산별노조는 수많은 걸림돌을 안고 출발선 위에 섰다.

우선 전체 242개노조, 17만여명 조합원 중에서 금속산별노조로 조직전환을 이루는 사업장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적은 3∼4만명 선이 될 것으로 보여 매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애초 금속산업연맹은 대다수 조직의 산별전환을 염두에 두고 산별노조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서 일단 연맹 안에 과도기적 산별노조라는 형태로 출발을 하려고 하고 있다. 문제는 언제 과도기적 상태를 벗어나 70%이상의 안정적인 조직전환을 이룰 수 있느냐 하는 것.

1월29일 현재 결의노조는 90개노조 2만3,483명이고, 결의일정 확정노조가 35개노조 4만1,916명으로 총 125개노조 6만5,399명이다.

그러나 몇 개 노조는 이런 계획대로 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우선 지난 28일 조합원 2,530명의 현대미포조선노조가 과반수에도 미치지 못한 48%의 찬성으로 부결됐으며, 기업지부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던 조합원 2만1,747명의 기아자동차노조도 현장조직의 견해차이로 5일 예정된 총회를 연기할 위기에 놓였다.

그밖에도 8일 이전 결의예정 사업장인 쌍용자동차, 한국중공업노조 등도 현안문제 등을 들어 실제 가결이 될지 매우 불투명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같이 대기업노조의 전환이 부진해지면서 중소·영세 사업장 중심의 3∼4만명 정도의 금속산별노조가 출범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같이 대기업노조의 참여율이 낮아지면서 향후 다른 노조의 조직전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조직전환을 결의한 노조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되는 등 불안정한 출발이 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앞으로 연맹과 산별노조가 풀어야할 과제도 쌓여 있다. 산별전환 결의노조와 미결의노조 사이의 미묘한 관계 및 지도부 구성, 조직 및 예산 운영, 사무처 구성 등 모든 문제에서 부닥칠 수밖에 없는 상황.

이같은 상황에서 연맹은 현실을 인정하고 과도기적 단계를 통해 올해 하반기까지 다수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연기론'에 대해 쐐기를 박으면서, 일단 부족한 상태에서라도 출발해서 살을 붙여나가야 한다는 입장.

그럼에도 산별노조의 성패는 역시 대기업노조의 행보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기아차노조의 행보가 초반 기선잡기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새 지도부를 선출하게 되는 9월까지 얼마나 조직전환 결의가 가능할지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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