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가스유출 사고로 파문을 일으킨 동우화인켐에서 일반 대기 중 농도보다 높은 벤젠·톨루엔·트리크로로에틸렌 등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금속노조 동우화인켐비정규직분회는 지난달 13일 오후 7시30분께 유출된 가스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1차협력업체인 동우화인켐에서 지난 6월과 7월 3차례 이상 작업도중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스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작업환경 유해성 논란이 일었다. 유출사고 이후에도 회사측과 관계당국은 정확한 사고원인을 찾지 못해 노동자들이 작업거부에 나서는 등 갈등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3일 또다시 가스유출 사고가 터지자 분회는 직접 성분을 채취해 원진노동환경연구소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 에틸 아세테이트·벤젠·트리크로로에틸렌·톨루엔 등 발암성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검출된 물질 대부분은 일반 초등학교 교실과 가정집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유기화합물”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동우화인켐에서 검출된 유기화합물의 농도가 일반 대기나 공기 중 농도에 비해 약 2~3배 높다는 점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동우화인켐에서 검출된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총 농도는 약 730㎍/㎥으로 가정집(약 200㎍/㎥)과 초등학교 교실(약 180㎍/㎥)에 비해 높았다”며 “현장에 일부 잔류하는 가스성분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평소 현장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농도 수준인지는 좀 더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분회는 “가스유출 사고 이후 노동부가 회사측에 가스측정기를 설치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회사는 가스노출 경보기로 대신하는 등 땜질처방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가스유출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회사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동우화인켐은 지난달 13일 가스유출 사고에 따른 작업거부 등을 주도한 노조간부와 조합원을 업무지시 불이행과 불법 집단행동 등의 이유를 들어 해고해 노사 간 마찰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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