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의 활동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를 전제로 행해지므로 사용자의 인사권과 충돌한다. 기업별노조체제인 우리나라에서 사업장 내 노조활동은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이나 시설관리권의 반대 개념으로 설정돼 있다.

최근 노사문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의 인사권 다툼이다. 사용자는 인사권을 재산권 밑의 경영권에 속한 하위개념으로 해석하는 반면 노동자는 노동자 권리를 침해하는 요소로 바라본다.

노조활동권과 인사권 사이의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가운데 노동위원회에서 분쟁사건을 다루고 있는 현직 심판담당자들이 펴낸 '인사관리 솔루션'(중앙경제, 김주목·조정구 공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올바른 인사권 행사와 구제절차=이 책은 채용부터 퇴직까지 인사관리의 전과정이 알기 쉽게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인사관리의 기본 원리부터 현장 적용기법까지 명쾌하게 제시한 '실전 전략서'다. 채용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발생하는 인사권 충돌문제를 조목조목 짚은 것이 장점이다. 개별적 근로관계와 집단적 노사관계의 영역을 포괄했다. 책 부제를 '올바른 인사권 행사 & 구제절차 이해'로 붙인 이유다.

'인사관리 솔루션'에는 오랜 기간 인사권 갈등에서 파생한 분쟁사건을 경험한 저자들의 다양한 경험과 자세한 설명이 녹아 있다. 공동저자인 김주목(50)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2과장과 조정구(53) 중앙노동위원회 심판1과 조사관은 각각 20여년 동안 노동부 근로감독관과 노동위원회 조사관으로 기업의 인사권 행사에 대한 정당성을 판단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20년 심판관의 '노하우' 담아=분쟁사건 심판담당자들에게 있어 인사실무자는 기업의 인사노무담당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회사측 인사담당자와 노조간부 모두가 인사실무자다. 책 표지에 노동자를 상징하는 '녹색'과 사용자를 상징하는 '주황색'을 이미지화한 배경이다.

표지의 비둘기 모양은 노사평화를 염원하는 저자들의 바람을 나타낸다. 기존 인사관리서적에서 나타나는 딱딱한 단정형 문장이 아니라 경어체를 사용한 점도 이채롭다. 쉬운 용어와 평이한 문장, 대화형식을 통해 초보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지난 몇 년 간 중앙노동위 심판담당자를 위한 '심판사건처리지침'을 비롯해 '심판업무처리요령'·'신노동판례요약집'·'판정·판결 추적분석집' 등을 기획·편집했다. 인사관리 솔루션은 저자들이 일반인을 상대로 발간한 첫 작품이다.

◇"정확한 지식이 불필요한 갈등 줄인다"=그런 만큼 올바른 인사권 행사요령과 인사조치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구제절차와 관련해 효과적인 대처방법을 제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기업 인사관리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혼용되고 있는 인사조치의 종류를 나열하고, 각 인사조치의 의미를 구분했다.

인사조치의 정당성과 인사조치 판단의 근거가 되는 최신판례를 수록한 것도 이 책의 장점으로 꼽힌다. 인사조치를 법령과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으로 나눠 해석했다. 해당 인사조치가 어느 기준을 따라야 하는가에 대한 해석도 달았다.

인사관리 솔루션은 △1편 인사권의 기본원리 △2편 올바른 인사권 행사 요령 △3편 구제절차의 이해와 대응 등으로 구성돼 있다. 1편에서는 인사권의 법적근거와 인사권 행사의 제한원리, 각종 인사조치의 종류별 정당성 요건 등 제반원리를 한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2편에서는 인사실무자가 올바른 인사조치를 할 수 있도록 인사조치의 의의와 정당성 요건을 판례를 토대로 전달했다. 3편에서는 노동위원회 제도와 구제절차의 각 단계별 대응요령을 사례 중심으로 설명해 '어쩔 수 없는 분쟁'에 대처하는 요령을 제시했다.

김주목 과장은 "현장에서는 제대로된 규정을 몰라 노사갈등으로 확산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불필요한 갈등을 줄여 국가적 차원의 낭비를 조금이라도 줄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책을 썼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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