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청에서 근무하던 공무원이 민원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유사한 폭행사건이 경기도 안산시에서 발생했다. 안산시는 특히 지난 3월부터 '원더풀25시 민원감동센터'(24시 동사무소)와 '25시 여권민원 발급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어 심야시간대에 주로 발생하는 강력범죄에 공무원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전국공무원노조 안산시지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2시30분께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민원실에서 민원인 김아무개씨가 공무원 지아무개씨에게 폭력을 행사, 지씨의 코뼈가 부러졌다. 폭력을 행사한 김씨는 공무원 지씨가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민원서류 발급을 거부한 데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낮 법원 안에서 벌어진 폭행사건 소식은 관내에 급속히 퍼져나갔고 공무원노조 안산시지부 등은 안산시 내 원더풀25시 민원감동센터 두 곳의 직원 안전을 우려하고 나섰다.

안산시 관내 관공서 민원담당부서에는 여성 공무원들이 대거 배치돼 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보호장구나 안전대책은 미비한 실정이다. 24시간 내내 운영되는 원더풀25시 민원감동센터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해당 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술 취한 분들이 들어와 횡설수설하며 고성방가를 일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항상 긴장감을 갖고 근무에 임한다"고 토로했다. 취객의 소란과 공용물 파손 행위 등이 공무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 안산시지부는 "공무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며 특히 위험천만한 한밤중 민원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병일 지부 사무국장은 "원더풀25시 민원감동센터 운영 6개월 내내 예산낭비, 직원의 근로조건 후퇴 등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공무원들의 안전을 담보로 24시 동사무소라는 인기영합적 정책을 유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8월 14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