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17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를 오는 25일부터 한 달 간 열기로 15일 합의했다.

이날 한나라당 안상수,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회담을 갖고 민생법안을 최우선 처리하되 한미FTA 비준 동의안과 규제완화 법안 등은 사안별로 논의해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두 당은 세부 의사일정과 처리대상 법안 등은 원내 수석부대표 회담을 통해 논의키로 했다.

이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우선 처리대상 민생법안으로 미성년자 범죄피해 방지법(이른바 혜진·예슬법), 식품안전기본법, 군사시설 인근지역 개발법안, 낙후지역 개발촉진법, 특정 성폭력범죄자 전자팔찌 의무화법, 국립대학 국고회계 자율화법, 한국연구재단법 등을 꼽았다. 또한 규제완화 법안으로 출총제 폐지를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상법 개정안,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지방투자촉진특별법 등도 거론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한미FTA 비준안 통과에 대해서도 욕심을 부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한미FTA는 우리가 먼저 통과시키는 게 미국의회 비준에 도움이 된다”며 “경제살리기를 위해 각종 규제완화 법안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끝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서민 물가안정 관련 법안과 대학등록금 상한제, 유류세 추가인하, 한미 FTA 피해 산업분야 보완대책을 최우선 논의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규제완화 법안과 한미FTA 비준안 처리에서는 진통이 예상된다. 일단 두 당은 민생법안 목록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는 데다, 민주당은 일단 규제완화 법안과 한미FTA 비준안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다. 이날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출총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은 민생현안이라기보다 재벌기업 편들기 성격의 안건”이라며 “한미FTA는 미국의회가 처리하지 않은 가운데 우리만 졸속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두 당 모두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반대하지 않고 있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이로 인한 피해 산업분야 보완대책을 논의키로 한 만큼 향후 논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은 등록금 문제와 중소기업·중소상인 살리기”라며 “민생을 앞세워 한미FTA와 기업규제 완화를 처리하려 한다면 국민이 절대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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