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가 터진 산모를 4번이나 병원으로 옮기다 결국 산모와 아기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최영길(39·충북 청원군 남이면 가마리)씨는 지난 14일 부인 유현옥(36)씨와 어렵게 얻은 늦둥이마저 함께 잃고 넋을 잃었다.

지난 8일 유씨의 양수 파열소식을 접한 최씨는 평소 다니던 개인병원 의사의 소견대로 청주 S병원으로 갔다.

이런일이 생기면 보통 개인병원에서는 충북도내에 한곳밖에 없는 3차 의료기관인 충북대병원으로 환자를 보내지만 이 병원이 지난달 말부터 파업중이어서 S병원을 찾게 된 것이었다.

충북대병원의 파업으로 인해 S병원은 환자들로 넘쳐 났고 병원 측은 신생아실이 부족하다며 다시 산모를 대전 K대병원으로 보낼 것을 요구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최씨는 청주 H병원에 들렀으나 이 병원 역시 수용하기가 어렵다며 난색을 보였다.

결국 오후 6시가 돼서야 대전 K대병원으로 도착한 뒤 유씨는 다음날 오전수술을 받아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최씨가 안도의 한숨을 쉴 틈도 없이 이틀동안 한끼밖에 먹지 못한 산모는 병원 관계자로부터 혈액순환을 위해 운동을 많이 하라는 지시를 받고 휠체어를 타며 운동을 하다 쓰러졌다.

그러던 중 32주만에 정상아보다 일찍 태어난 아이는 다소 호흡이 곤란하지만 별 이상은 없다는 의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12일 갑자기 사망했다.

설상가상, 산모라도 건강하기를 바라던 최씨의 간절한 기대를 저버리고 유씨도 이틀 뒤 숨지고 말았다.

병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망원인에 대한 경찰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말할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최씨는 “1주일 사이에 사랑하는 가족은 물론 삶의 의욕까지 모두 잃었다”며 “의사들의 파업이 시작되면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이 더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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