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승계투쟁을 시작한지 3년이 넘도록 해결이 안되고 있는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81%가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문성현)에 따르면 원진녹색병원 임상혁 과장(산업의학과)이 지난해 11-12월 삼미특수강 해고노동자 115명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정상소견자는 24명(19%)에 불과했고 91명이 질병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들은 주로 위장관계 질환(48%)인 위염과 소화성 궤양 등을 겪고 있었는데, 이러한 질환은 단기간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간염환자도 31명(27.0%)나 됐고 이 중 집단생활과 면역력 저하에 의한 간염발병은 약 10%정도로 예측돼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진단받았다. 투쟁과정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담배를 피기 시작하거나 양이 늘어난 사람들은 48.8%, 음주량도 65.5%나 늘었다.

이와함께 원진녹색병원 부설기관인 노동환경건강연구소측은 이들의 삶의 질이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는 연구자료를 냈다. 해고자 대부분이 급속도로 빈곤해져 아내들이 부업 등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혼까지 당한 사람도 있다.

또 일을 못하게 되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면서 주변사람들과의 인간관계도 소원해졌다는 것. 장기간에 걸친 농성으로 불규칙적이고 질낮은 식사, 차가운 잠자리,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육체적, 정신적인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21명의 해고자들을 대상으로 약 1-2시간 가량 심층면접을 통해 연구된 결과다. 정진주 연구원은 "건강과 생활이 악화돼가고 있는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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