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경제부처의 핵은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통합된 기획재정부다. 비대해진 몸집은 물론 돈줄과 정책, 공공기관까지 모두 틀어쥐게 돼 다른 부처에 영향력 행사하고 군림할 수 있는 ‘공룡 부처’가 탄생한다.

기획재정부는 직원수가 1천200명에 달하게 된다. 재경부 정원만 해도 850여명으로 정부 부처 가운데 가장 많았다. 여기에 기획예산처 470명 가량이 더해진다. 금융정책 관련 직원 70여명이 금융위원회로 빠져나간다고 하더라도 일단 직원 수가 1천200명을 넘을 전망이다. 한 부처의 본부 직원이 1천명을 넘는 것은 극히 드문 일로 과거 공룡부처인 재정경제원에서나 있었던 일이다.

권한도 막강하다. 세입(세제)과 세출(예산), 국고 등 나라 살림에 관한 전권을 갖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경부, 기획예산처, 국무조정실 등에 분산돼 있던 정책조정 기능까지 통합된다. 지금보다 훨씬 강력하고 신속한 정책 집행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가장 우려되는 것이 공룡 부처의 전횡이다. 지난 94년 말 재무부와 경제기획원 통합으로 탄생했던 재정경제원의 폐해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기획재정부 출현과 관련 “거대한 모피아의 부활”이라며 “친재벌 정책을 펼치지 않을까, 서민경제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 걱정을 낳는다”고 우려했다.

경실련은 “인수위가 효율성만을 고려해 기획재정부라는 공룡부처를 탄생시킨 것은 과거의 아픈 경험은 잊어버린 채 과거로 회귀한 것”이라며 “집중된 힘을 적절하게 분산하고 견제하는 장치가 충분히 마련된 경제부처의 개편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촉구했다.

한정애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예산을 쥐고 공공기관의 사업과 인사까지 통제한 기획예산처와 싸우기도 힘들었는데 재경부와 합해 재정과 조정기능까지 갖게 되면 통제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재정경제원의 독단과 오만이 그대로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18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