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CEO 출신 대통령후보는 공약으로 5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한다. 그 방법으로 장시간 과로 체제를 평생학습체제로 전환하고 4조2교대제와 자발적 파트타임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과연 교대제를 바꾸는 것만으로 ‘일자리 창출’과 ‘과로사 없는 나라’는 가능할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쓰고 ‘메이데이’가 펴낸 <교대제, 무한이윤을 위한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뉴패러다임을 도입한 기업들은 교대제 전환을 전후로 인원 정리를 비롯해 조직 개편, 다기능화 등 총체적인 구조조정을 실행한다. 최소한의 인원만을 남겨 최고의 효율을 구사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을 완비하고, 노동자의 저항을 통제하는 것, 이것이 바로 뉴패러다임의 전제조건이다. 자본은 노동자에게 도전적으로 묻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을 원하나? 교대제 개선을 원하나? 그렇다면 구조조정을 받아들이고 저항하지 마라! 그래서 이윤에 흠집이 가지 않도록, 아니 이윤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되도록 협조하라!(본문 120~122쪽)”

<교대제, 무한이윤을 위한 프로젝트>는 단순히 어떠한 교대제가 나은가를 주장하는 책이 아니다. 산업안전과 노동보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난 20여 년간 현장 연구를 계속해 온 전문 의사, 노동보건 활동가들이 ‘교대제’에 대한 연구와 경험을 집약한 실천적인 보고서이자 제안서이다.

연구자들은 자본주의 출현 이후 노동과정의 변화 속에서 교대제의 기원을 찾아내고, 교대제가 인간의 역사에서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자본의 시간 기획이 가져 온 결과, 즉 무한이윤을 위한 기획임을 밝히고 있다. 생산현장에서 교대제가 노동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교대제에 대한 국내외 규제 사례까지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책은 나아가 ‘덜 가혹한 교대제 만들기’나 ‘교대 노동자 보호하기’ 수준을 넘어 △1일 8시간 이하로 노동시간 단축하기 △교대제 개선을 노동유연화 도입이나 구조조정 수용과 맞바꾸지 않기 △생활임금 보장을 전제로 한 노동시간 단축과 근무형태(주간연속 2교대제 등) 도입하기 등으로 교대제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노동부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기업 가운데 교대제를 실시하는 곳은 대략 40%에 달한다. 특히 300인 이상 대기업은 약 절반이 넘는 곳에서 교대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이야말로 "심야노동과 교대제는 거스를 수 없는 숙명도 대세도 아니며, 다른 세상 다른 삶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단언하는 지은이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할 때이다. <가격 1만원 / 문의 도서출판 메이데이(02-2277-5453)>
 
<매일노동뉴스> 2007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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