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피자헛이 본격적으로 가맹점 늘리기에 나섰다. 5일 한국피자헛노조(위원장 김용원)에 따르면 회사측은 최근 매출이 저조한 19개 직영매장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가맹점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달했다.

전국 327개 피자헛 매장 중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직영점은 187곳, 본사와 별도의 계약을 맺은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은 140곳이다. 피자헛은 올해만 벌써 20여곳의 매장을 가맹점으로 전환했다.

직영점 한 곳당 4~5명의 정규직 사원이 근무 중임을 감안하면, 피자헛의 가맹점 확대계획에 따라 앞으로 80~100명의 정규직이 타 점포로 이동하거나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노조의 입장에서 볼 때, 고용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것이다.

피자헛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가맹점 확대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를 제기하기는 했지만, '경영권 문제'라고 주장하는 회사측을 상대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노조는 "무분별한 폐점이나 가맹점 전환에 원칙적으로 반대하나, 회사가 노조와 함께 고용문제에 대한 해법찾기에 나설 경우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도 각 매장의 정규직 인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맹점으로 전환되는 점포의 인원을 근거리 직영매장으로 발령하라고 회사측에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정규직에 대한 인원감축이 진행되고 있어 회사의 가맹점 확대 전략이 정규직 인원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가맹점 확대 소식에 직원들도 술렁이고 있다.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늘고 있는 것이다. 직원들의 이탈은 주로 남성직원에게서 두드러지는데, 이에 대해 노조는 "피자헛이 승승장구할 때 젊은 나이에 입사했던 남성직원들이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따른 가족부양 부담 등을 이유로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최근 가맹점 확대에 따른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회사측과 대화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이 직영점과 가맹점을 1:9 비율로 운영하고 있는 현실과, 회사측 입장에서 직영매장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가맹 수수료로 이익을 대체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감안하면, 피자헛노조가 가맹점 확대 속도를 늦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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