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신세가 태화강에 나타난 연어만도 못한 가 봅니다. 지난 19일 울산 태화강변에는 수많은 인파가 두 패로 나눠 몰렸다고 합니다.

- 한쪽은 울산시와 울산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울산산업문화축제’에 참가한 인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지난 5년 동안 31만 마리를 풀어 회귀한 연어 167마리를 대대적으로 환영했습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썩었던 태화강이 연어가 돌아올 정도로 맑아졌고 울산이 행복도시가 됐다는 것을 자축하며 연어의 귀환을 대대적으로 환영했습니다.

- 또 다른 한 패, 축제장 건너편 강변에는 울산지역 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조합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교섭의무를 회피하고 있는 건설업체에게 조합원의 존재를 확인시키기 위해 모인 것입니다. 조합원 명단이 블랙리스트가 되는 현실 때문에 그동안 노조는 건설업체의 조합원명단 통보요구를 거부했죠. 대신에 이날 직접 나와서 확인하라는 겁니다.

- 그런데 박맹우 시장과 사용자들은 조합원들을 못 본 듯 지나쳐 축제장으로 가버렸습니다. 조합원들이 어디 투명인간입니까. 오늘의 울산을 건설한 노동자들이 연어보다 환영받지 못한 셈입니다. 조합원들은 강 건너편을 바라보면서 쓰린 가슴만 쓸어내렸다고 합니다.


기자회견 제목 정말 길다

- 전국금속노조 수배 간부 9명이 22일 경찰에 자진출두했습니다. 영등포 경찰서로 향하기 전에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죠. 그런데 기자회견이 좀 이색적이었습니다.

- 먼저 기자회견 현수막 제목인데요. 정식 기자회견 명칭이 '금속노조 체포영장 발부 간부 자진출두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이었습니다. 모두 합해 27자나 됩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에서 주최하는 기자회견이 아무리 길어도 '00규탄 기자회견'과 같이 10자를 넘어가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점을 본다면 상당히 긴 제목이죠. 제목이 긴 탓에 기자회견 현수막이 빈 공간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 다음으로는 기자회견 참석자였습니다. 이날 기자회견 방청석에는 금속노조 사무처 간부 대다수가 자리를 지켰습니다. 금속노조 사무처에는 현장파견직과 채용간부를 합해 60여명이 넘는 인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자진출두 임원을 격려하는 성격이 짙었는데요.

- 이날 기자회견은 최장 제목에 최다 응원단이 참석했던 기자회견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경찰 84건 인권침해 시정권고

- 경찰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최근 3년간 84건의 인권침해 시정 권고를 받았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국회국회 행정자치위 김기현(한나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라 밝힌 내용입니다.

- 지난 2005년에 34건이었고 지난해 30건, 올해는 5월까지만 무려 20건이라고 하네요.

- 그 중에서도 서울지방경찰청이 20건, 경기지방경찰청이 14건의 권고를 받았답니다. 수도권에서만 전체의 반에 육박하는 지적을 받은 겁니다. 그동안 강경진압과 무자비한 연행 등으로 노동계의 비난을 받아온 저간의 사정이 실제 수치로 확인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나 고치고 있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입니다.


"국정감사와 노조 때문에…."

- 22일은 'KTX-새마을호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3자 협의체'구성을 위해 노사 명단을 통보해야하는 날이었는데요. 동시에 대전 철도공사에서 국회 건교위 국정감사가 진행됐습니다.

- 철도공사는 이날 노동부에 명단도 통보하지 않았습니다.

- 명단을 왜 통보하지 않았냐는 기자 질문에 철도 공사 관계자는 국정감사 때문에 정신이없다는 이유를 댔는데요.

- 이날 철도공사는 친인척 특채, 열차표 사재기, 귀빈열차의 사장 전용화 등 건교위 의원들에게 난타를 당했는데요. 하지만 3자 협의체 명단통보는 국정감사와는 무관하게 이미 결정했어야 할 일인데요

- 철도공사는 또 노조가 쟁의행위를 준비중이기 때문에 협의체에 나서기가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역시 노조 쟁의행위와 3자 협의체는 엄연히 말해 별개의 문제입니다.

-3자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노사정이 합의한지 벌써 3주가 지났는데요.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하는데 국정감사나 노조쟁의행위가 끝날때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일까요?
 
 
<매일노동뉴스> 2007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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