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386 초재선 의원 및 지구당 위원장의 '5·18 전야제 룸살롱 사건'에 대한 오마이뉴스의 5월25일 첫 보도 이후 독자의견이 폭주하고 중앙일간지와 방송에서 크게 보도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보도 이후 오마이뉴스 사무실에는 여러 곳의 기자들로부터 확인 전화가 왔고, 해당기사에는 독자들의 분노섞인 의견이 1백여개가 붙었다. 또한 김민석 의원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채 하루가 되지 않아 400여개 의견이 붙었다.

5월25일 MBC 뉴스데스크, KBS 9시뉴스, SBS 8시뉴스는 모두 이사건을 오마이뉴스를 인용해 보도했으며, 경향·국민·동아·조선·중앙·한겨레·한국 등 중앙 일간지는 5월26일자 1면이나 사회면 머릿기사로 크게 보도했다. 특히 동아일보는 이 기사가 1면을 장식했으며, 중앙일보는 초판에는 전혀 기사를 싣지 않았다가 배달판부터 1면과 사회면에 관련기사를 실었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사회면 머릿기사와 함께 관련 만평까지 실었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대체로 술자리의 '날짜'와 '장소'를 문제삼고 있다. 오마이뉴스 기사의견에 '대변인'이라는 가명으로 글을 남긴 사람은 "원론으로 돌아가자. 광주가 어떤 곳이냐? 그날이 어떤 날이냐?"라고 말했다. 강서구에 산다고 밝힌 김현철씨는 이렇게 적고 있다.

물론 저도 룸살롱 갑니다. 아가씨도 앉혀 놓구 술도 먹어본 놈입니다. 억울하시겠지요. 그러나 당신은 그래선 안됩니다. 더구나 광주에서는요. 더구나 5·18에는요. 저, 경상도가 고향인데요, 광주 소리만 들어도 왠지 마음이 우울해집니다."

한편, 네티즌은 언론의 보도태도를 문제삼았다. 5월26일 새벽 0시23분 의견을 올린 김보영씨는 이 사건에 대한 언론의 '실명' 보도와 몇해전 고스톱 판을 벌였던 의원에 대해 "ㄱ의원이니 L의원이니"하는 가명 보도를 비교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5·18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았던 신문들이 5·18에 술판 벌였다고 하니 386 정치인에게 또박또박 이름석자 거론하며 게걸스럽게 달려드는 언론, 기대를 무너뜨리는 행동을 저지른 386 정치인, 우리는 이들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가질 수 있는가. 그냥 맘편하게 '그놈이 다 그놈이지'하면 그만일까?"

폭발적인 네티즌 반응의 뿌리에는 '386의원에 대한 기대'가 자리잡고있다. 그들이 뭔가 바꿔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 80년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그들은 뭔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는 기대이다. 이번 사건은 그런 기대를 무너뜨렸다. 강정미 씨는 5월26일 오후 6시42분 기사의견에 "이 사건은 아직 어떤 일을 해 보기도 전에 부풀려질대로 부풀려진 386 의원들의 신화를 진정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네티즌들에게 '기대하는 만큼 참여하고 감시해야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386 의원을 '신화의 영역'에서 '현실의 영역'으로 옮겨 그들이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권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5월26일 오후 7시52분 유희연씨는 '386 의원! 니네마저도…'라는 기사의견에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는 또다시 낡은 부대에서 새술이 어떻게 낡은 술이 되어가는 가를 목격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들은 계속 감시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정치개혁이란 내부에서 진행될 수 없는 것이다. 외부로부터 그들에게 압력을 가해야한다."



2000/05/26 오전 3:51:16
ⓒ 2000 OhmyNews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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