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가 MBC의 월드컵 싹쓸이 편성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언론노조는 “5·31 지방선거 결과 못지 않게 국운이 걸린 한미FTA 본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으나 방송사들이 한미FTA라는 거대 의제에 입을 닫고 있다”며 “특히 MBC의 경우 가장 심각하게 언론의 사명을 포기하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특히 “언론노조 초대 위원장 출신인 최문순 사장 체제에 들어와 MBC가 왜 이렇게 망가지는 것인지 유감스럽고 걱정된다”는 우려도 함께 밝혔다. 언론노조는 “삼성 'X파일'과 황우석 줄기세포 사건 보도 과정에서 MBC 구성원들의 대혼란과 고뇌를 일정부분 인정하지만, 그 고뇌가 결국 민간한 사회적 의제 회피, 탈정치화, 오락성 강화 등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꼬집었다.

“만약 MBC 내부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자기 부정, 시청률 만회를 위한 극도의 상업화 추구에 동의하는 분위기라면, 또 언론이 아닌 기업으로서의 생존논리만을 내세워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려 든다면, 우리는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언론인으로서, 노동자로서 더이상 MBC에 대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다”는 게 언론노조의 입장이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아직까지는 기회가 남아있다고 본다”면서 “지금부터라도 당장 내외부의 비난과 호소에 귀를 기울여 한미FTA 등 사회적 의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대안 모색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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