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시립어린이집이 보육교사들의 결혼 시기까지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보육노조(위원장 김명선)에 따르면, 광명시 시립어린이집의 근로계약서에는 '어린이들의 보·교육을 위한 특수상황의 직장으로서 결혼 시기는 어린이들이 졸업하는 2월과 입학해 적응하는 3, 4월은 피한다(교사가 결혼할 경우 가능한 행사가 없는 계절을 이용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노조는 "1년 열두달 중 어린이집에 행사 없는 때가 대체 언제냐"며 "결혼이나 임신, 출산 등을 하면 휴가를 주고 대체교사를 채용해야지, 보육교사에게 결혼 시기를 조정하라고 ‘근로계약서’에 명시할 수가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노조는 "보육노동자들은 무더운 여름에만 결혼식을 해야 하나보다"며 "광명시는 보육노동자들의 사생활까지 철저하게 관리할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또 광명시 시립어린이집 교사들은 모두 1년 계약직으로 채용되고 있다. 노조는 "한 어린이집에 5~10년 일하는 보육노동자도 매년 계약서를 새로 써야 한다"며 "이는 어떻게든 임금을 적게 주고 마음껏 일을 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 시설에서 오래 일해도 늘 1년 근무자가 되니 퇴직금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재계약이 되기 위해서는 월급이 적어도, 근무시간이 길어도, 처우가 비인간적이고 복지가 열악해도 꾹 참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연차휴가는 방학 기간에 집중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월차는 격주토요일 휴무로 대체한다'는 조항 등이 근로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노조는 "근로기준법에는 '연차휴가, 월차휴가, 생리휴가 등의 유급휴가는 원하는 경우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분명히 적혀 있다"며 "광명시는 연월차, 생리휴가 등의 법정 유급휴일을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근로계약서의 부당한 문구를 삭제하고 모든 어린이집의 운영에 대해 관리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광명시 시립 어린이집은 '불법 노조활동이나 쟁의행위'시 징계하겠다는 내용까지 근로계약서에 명시해 놓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노조는 "보육교사도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엄연한 노동자"라며 "광명시는 불법부당한 내용으로 가득찬 근로계약서를 철회하고, 보육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계약직을 없애고 처우개선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