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공사 제7대 사장으로 배상민 사장이 지난 12일 재취임하자 노조가 퇴직공무원의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구지하철노조(위원장 직무대행 전경배)는 "대구시지방공기업설치조례에 따른 공기업사장추천위원회는 그 구성부터 대구시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도록 돼 있다"며 "총 9명으로 구성되는 사장추천위원회는 대구시 추천 3인, 지방공기업 추천 3인, 시의회 추천 3인으로 사실상 대구시장의 입김만 작용할 뿐, 추천의 의미가 없는 무의미한 조례"라고 밝혔다.

이어 "배상민 사장은 현직공무원 신분으로 파견 취임해 사장 잔여임기 6개월과 공무원 정년 1년6개월의 공직생활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소위 명퇴를 하고 재취임했다"며 "결과적으로 1년6개월의 공직생활을 3년간의 대구지하철 사장과 맞교환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배 사장의 임기 동안의 활동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노조는 "2호선 개통 이후 크고 작은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했으며 지하철 서비스의 질적 하락과 예산낭비 사례가 계속 불거졌다"며 "더구나 안전과 관련한 중요업무영역인 역사안전요원의 축소와 역사 민간위탁, 전동차 정비분야의 외주용역은 지하철의 치명적 안전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배상민 사장의 노사관과 그간의 행적을 보면 전근대적인 노조의 인식을 넘어 노조 무용론에 가까운 지경"이라며 "노조의 합법적 쟁의행위와 사업장 내 피켓팅에도 십여명의 노조 간부와 조합원을 고소하고, 노조가 개최한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사실의 소환조사를 실시하고 징계 협박을 하는 등 상식 이하의 노사관을 보여 줬다"고 비판했다.

이에 노조는 "내부 구성원조차 아우르지 못하는 사람이 한 기관의 최고위직에 있을 수는 없다"며 "산적해 있는 시민안전의 불안요소를 제거하고 더욱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어야 할 것이고, 합리적 노사관계의 구축을 위해 자신이 저질러놓은 노조에 대한 고소고발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책임지지 못할 자리라면 일찌감치 포기해야 할 것이고,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저질러놓은 실책과 잘못을 즉시 수정해야 한다"며 "배상민 사장은 이제라도 시민안전의 확보와 합리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취임 즉시 전향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배 사장은 2004년 12월부터 1년4개월 동안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으로 파견돼 근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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