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노조 외환은행 지부가 국민은행 경영진이 론스타와의 본계약을 서둘러 체결하려는 것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전면 중단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외환은행지부는 10일 을지로 본점에서 4천여명의 조합원과 400여명의 부·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제합병 저지 및 국부유출 앞잡이 국민은행 규탄 결의대회’<사진>를 개최하고,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 결과 3년 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계약 자체가 원천 무효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외환은행지부는 또 대국민 호소문에서 “현재 정상적인 인수·합병 과정의 필수 절차인 실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마무리 돼 모든 불법과 비리가 밝혀질 때까지 국민은행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는 어떤 시도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80% 정도가 3년 전 론스타의 인수 과정에 불법과 비리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국민은행이 인수 작업을 계속 할 경우, 국민들께서는 국민은행에 대한 불매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김지성 외환은행지부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검찰은 깃털만 수사하고 몸통인 김진표 전 부총리와 이헌재 부총리를 왜 소환하지 않냐”며 “전 국민과 함께 심판받는 그날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불법 매각 원천 무효와 고용안정 쟁취, 외환은행의 간판을 지켜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자도 당선 후 처음 투쟁 현장에 나서, 8만 금융노조는 2003년 불법이 규명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지고 외환지부 동지를 맞이하게 됐다”며 “2003년에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넘기면서 금융산업의 심장부에 대못을 박았던 정부가 이번에는 재매각을 강행하면서 또다시 우리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자체가 불법이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2003년 불법 매각에 대한 진상규명이 끝날 때까지 외환은행 재매각 협상은 연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무금융연맹 외환카드 지부 박성선 위원장도 투쟁사에서 “론스타가 1천억원의 사회기금을 내놓고, 과세가 정당하다면 내겠다고 했다”며 “우리가 세금 거둬보자고 투쟁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민은행 경영진이 서둘러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국민은행 경영진은 당장 론스타와 맺은 모든 계약을 파기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날 400여명의 외환은행 부·점장들은 오후 7시30분에 본점에서 부·점장 비대위 회의를 끝내고 규탄결의대회에 합류했다. 안광희 부·점장 비대위원장은 “적들은 빨리 상황을 끝내려고 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혼란해 하거나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규탄대회에는 금융노조 이강선 수석부위원장 당선자를 비롯해, 우리은행지부 마호웅 위원장, 제일은행지부 장장환 위원장, 수협중앙회지부 한준우 위원장 등 50여명의 본조 및 지부 간부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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