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결정하면 무조건 된다’, 우리 사회 절대권력으로 떠오른 삼성, ‘세금 없는 소유경영권 세습’, ‘강압적 무노조 경영’의 삼성과 ‘자본의 앵무새인 언론’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가고 있다.

언론노조 전현직 출신 모임인 새언론포럼(회장직무대행 김평호 단국대 교수)은 28일 오후 서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삼성,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와 언론’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

김평호 새언론포럼 회장직무대행은 인사말에서 “지난 5월 이건희-고대사건을 계기로 우리사회의 핵심 화두인 ‘삼성’ 관련 토론회를 갖게 되었다”며 “‘삼성공화국’이 말해주듯 삼성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이는 대한민국의 방향성 상실, 위기를 말해주며 토론회가 이를 극복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광호 새언론포럼 총무(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곽정수 한겨레 기자는 ‘권력은 삼성에게 넘어갔다’는 주제발표를 통해 삼성구조본 등 절대권력화된 삼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곽 기자는 “삼성은 막강한 힘, 자금력과 정보, 인맥 등을 동원해 때로는 법과 규칙을 어기고 때로는 그것을 바꿔가며 자신들의 논리를 관철시키고 있다”며 “정계와 관계, 검찰, 법원, 언론 등 삼성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데 ‘삼성공화국’의 모순을 치유할 사회적 비용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광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 언론은 자본의 영향력에 극도로 취약하다”며 “최대 광고주인 삼성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며 한국 언론의 상당수는 자발적으로 자본의 품 안에 안겼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10대그룹 내 매출비중은 30%에 이르고, 순이익은 35%에 이른다.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수출 22%, 국세의 8~10%, 주식시가총액의 23%에 달한다. 다른 재벌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토론자로 나선 김기원 방송통신대 교수,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김명호 민주노총 기획국장,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재경위 소속),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 등은 가공할 만한 ‘삼성’의 위력에 공감대를 넓히며 대안들을 제시했다.

김기원 교수는 “삼성이 술(마약)에 취하지 않도록 하고, 삼성이 나쁜 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삼성의 거듭나기는 황제경영구조를 전환하는 내적 개혁과 재벌 지배력 약화, 삼성생명의 계열분리, 허약한 민주주의의 강화 등 외부적 개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춘 교수는 이어 “언론의 논조는 이미 기업이 원하는 것을 대변하고 있고, 기자들도 자발적인 친자본 성향을 갖고 있다”며 “언론사의 소유지배 구조의 변화, 광고주의 영향력 축소, 사주와 데스크 영향력 축소, 평기자 훈련과정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호 국장은 삼성의 노동자(노조) 탄압 사례를 소개하며 “삼성의 언론에 대한 영향력은 절대적이고 삼성의 ‘선전부대’가 된 언론은 이미 비판 기능을 잃고 있다”며 “안티삼성 사이트를 점유하는 등 삼성의 전횡과 지배를 막기 위해 ‘새언론포럼’ 주도의 안티삼성 포괄 사이트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의원은 “삼성공화국의 성벽을 허물어야 한다”며 “정부, 학계, 언론 등 삼성 네트워크의 전면 개혁과 삼성에 대항하는 네트워크인 ‘국민감사운동’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주미대사 내정을 계기로 노무현 대통령과 삼성 사이에 모종의 뒷거래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삼성그룹의 한나라당에 대한 150억원 정치자금 제공에 대한 이건희 회장 불기소, 이재용 편법, 변칙 증여사건, 신문시장의 불법탈법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미온적인 태도 등에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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