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는 시공을 초월한 작가이기는커녕 대영제국이라는 제국주의의 작가이고, 대자연과 같은 작가이기는커녕  자연적인 것을 파괴한 반자연의 작가이다."
   
르네상스형 인간을 지향하며 인문, 사회, 예술 등 다방면에 걸친 글쓰기 작업을 하고 있는 박홍규 영남대 법대 교수가 셰익스피어 우상 파괴에 나섰다. 최근 셰익스피어 다시 읽기를 시도하며 펴낸 '셰익스피어는  제국주의자다'(청어람미디어)라는 에세이 형식의 책을 통해서다.
   
박 교수는 셰익스피어가 싫다고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낸다. 미국 대통령에 재선된 부시 만큼이나 싫단다. 두 사람 모두 제국주의자들이기 때문이란다.
   
그는 셰익스피어 작품을 한마디로 제국주의적이라고 비판한다.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1564년부터 1616년까지, 특히 그가 작품을 쓴 1580년대 후반부터 1610년대 전반의 영국은 소위 대영제국이라는 식민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시기였고, 그런 시기에 셰익스피어는 식민지 정복 만세를 불렀다고 저자는 화살을 겨눈다.
   
저자는 '베니스의 상인', '햄릿' , '로미오와 줄리엣', '오델로', '리어왕', '맥베드' 등 셰익스피어의 대표 작품 속의 제국주의적 요소를 낱낱이 파헤치며  비판의 강도를 높인다.
   
그렇다고 저자의 의도가 단순히 셰익스피어를 읽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솔직히 말해 왜 셰익스피어를 읽어야 하는지 의문이지만, 이유야 어떻든 지난 400년 이상 전 세계의 독자들이 읽어 왔고, 지금도 범세계적으로 읽히고 있기에 그래도 셰익스피어는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셰익스피어를 절대시하는 것에는 반대하며 그것에 목매지 말자고 말한다.
   
어느 학문 분야든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마땅하듯이 셰익스피어도 어디까지나 우리식으로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304쪽. 1만2천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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