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성욕이 있습니다. 장애인을 위해 섹스 자원봉사 해보지 않겠습니까?"

장애인의 성욕이라는 것도 우리 사회에서는 금기시되는 의미나 마찬가지인데, 섹스 자원봉사라니 어리둥절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가와이 가오이는 <섹스 자원봉사>라는 책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얘기하고 있다.

섹스를 하고 싶은데 손과 발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없고, 연인도 없다면 성욕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단지 장애인이기 때문에 참고, 견뎌야 하며, 성욕을 느끼는 것 자체부터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 걸까?

<섹스 자원봉사>는 실제 장애인들의 성체험기를 통해 이 같은 문제의식에 반기를 들고 있다. 신체장애 1급이면서 기관절개로 항상 산소흡입기를 사용해야 하는 다케다 요시조우는 섹스 할 때만큼은 생명 보존 장치인 산소통을 떼어놓는다. 목숨을 걸고, 자신의 성욕을 해결하는 것이다. 다케다는 장애인연금을 모으고 모아 윤락업소를 찾는다. 쉰살에 처음으로 여자와 성관계를 가져봤다는 다케다는 열다섯 군데나 되는 윤락업소에서 모두 거절당하고 열여섯번째 윤락업소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돈으로 거래하는 윤락업소라지만 그것조차 장애인에게는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야마모토 사유리는 장애인의 자위를 도와주는 자원봉사를 선뜻 나서 해본 경험이 있다. 그는 "먹거나 용변을 보는 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의견을 말하면서, 기본적인 권리인 성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한 채 죽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고 얘기한다. 장애 때문에 기본적 권리를 박탈당한 장애인들을 위해 자위를 도와주게 됐다는 것. 그러나 그녀 역시 섹스 자원봉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기 힘들어 그 일을 그만두고 말았다.

또 99년 일본에 생긴 장애인 전용 윤락업소의 경험담과 출장 호스트클럽을 이용했던 여성 장애인의 이야기, 정신지체 장애인 부분의 성생활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일련의 이야기들을 통해 장애인들이라고 해서 성욕을 윤락업소를 통해 풀어야 하는가라는 비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윤락업소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보다도 윤락업소가 아니고서는 제대로 성욕을 풀지 못하는 사회 구조와 윤락업소조차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일 것이다.

장애인이기 이전에 그들도 성욕을 가진 하나의 인간이라는 것을 용감한 그들의 고백을 통해 깨달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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