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방송 사상 최초로 노조위원장 출신이 사장에 내정됨에 따라 언론계 뿐 아니라 노동계의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MBC 차기 사장에 최문순 전 언론노련 위원장이 내정되자 노동계는 적극 반기는 분위기.

‘기자’보다는 ‘언론운동가’로 더 정평이 난 최문순(49·사진) 전 위원장은 95년 MBC 노조 위원장을 맡아 이듬해 강성구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을 주도하다가 해직된 경력을 갖고 있다. 이후 98년부터 2년간 언론노련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2000년 언론 산별노조를 건설하는데 주력했으며 언론노조 초대 위원장으로 2002년까지 활동했다.

최 내정자 선임 결정이 알려지자 민주노총 이수봉 실장은 “우리 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만들어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최 내정자가 앞으로 노동, 빈민 등 소외된 계층의 문제 등을 공론화해 건강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앞장 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현상윤 위원장 직무대행 역시 “최문순 사장 내정은 대단히 긍정적인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현 직무대행은 “제대로 된 매체개혁이 이제야 비로소 진행될 것 같다”며 최문순 사장 내정자의 MBC 개혁에 강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최 내정자가 경영계획의 일환으로 밝힌 '임금 10% 삭감 후 10% 신규채용' 등에 대해 현 직무대행은 “경영난을 타계하기 위한 일반적 인력구조조정이라기보다는 노동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나온 발상인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당사자인 MBC본부(본부장 최승호)는 “최문순 후보가 MBC의 최고 경영자로 선임된 것은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그를 MBC 개혁의 적임자로 판단한 결과”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동의없는 개혁은 MBC에서 바람직하지도 않고 이뤄질 수도 없다”며 “민주적 리더십을 통해 진정한 공영방송 실현을 추진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차기 MBC본부장 후보로 단독출마 해 오는 25일 당선이 유력시되는 김상훈 전 언론노조 사무처장은 최 내정자가 언론노조 위원장 당시 전임자로 일하면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인물로, 향후 노사관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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