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노사관계의 최근 흐름에 대한 국제학술대회가 한국노사관계학회(회장 이진규) 주최로 개최되었다.

한국노사관계학회는 '생산적 노사관계의 학문적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2000년 국제학술대회를 21일 오전 9시 고려대학교 국제관 국제회의실에서 국내외 노사관계 학자들과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경영참가와 생산적 노사관계'를 주제로 한 오전세미나와 '혁신적 보상제도과 생산적 노사관계'를 주제로 한 오후세미나로 나눠 진행됐는데, 오전세미나에서는 최근 미국 노사관계의 주요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고성과 작업체계(High Performance Work System)'과 관련한 연구동향과 싱가포르에서 운영되는 고용관계의 대안적 형태 등이 소개됐으며 이어 '노동생활의 질' 또는 '노동의 인간화'라고 해석되는 프랑스의 QWL(Quality of Working Life) 프로그램의 구조와 운영이 소개됐고 한국의 노사협의회운영과 관련한 법적 문제점들과 운영실태 및 활성화 방안이 발표됐다.

오후 세미나에서는 미국에서 고성과 작업체계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응과 일본의 사례소개 그리고 임금체계의 단일화, 우리사주제 등 한국에서의 보상체계변화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고성과 작업체계에 대한 학계의 동향을 발표한 파울라 부스(Paula B. Voos)교수는 고성과 작업체계가 팀별 작업조직, 작업과정과 품질향상에 대한 종업원의 참가, 유연하고 광범위한 작업배치 등과 이를 지원하는 보수체계, 훈련체계의 변화로 인해 전통적인 작업체계를 뒤흔든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결과들은 고성과 작업체계가 노동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부스 교수는 또 고성과 작업체계의 다양한 결과들과 관리자나 비정규직 노동자 등 특별한 그룹의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많은 실증적 연구가 필요하며 고성과 프로그램의 소요비용과 경제상황과의 상관관계 등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한편 산업발전에 따른 인간성상실, 인간소외의 현상과 함께, 종래의 인간을 업무에 맞춘다는 관리방식의 반성으로 인간성이나 자기실현의 욕구를 중시 한 관리방식이 주목을 받으며 등장하게 된 QWL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한 프랑스와즈 쉬발리에(Fran oise Chevalier)교수는 지난 7년동안 서로 다른 분야의 12개 주요한 회사들에 대한 연구결과를 기초로 조직적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쉬발리에 교수는 또 프로그램의 시작단계에서 우호적 환경과 함께 적극적인 경영참가와 진지한 평가, 그리고 선구적인 시행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프로그램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시작단계의 열정은 식고 경영상의 반대와 무관심 속에서 증가하는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회사에서 경험한 가치있는 성과를 종합해 총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새로 조직을 건설한다는 마음으로 조직적인 변화를 담보해야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또한 한국의 노사협의회에 관한 발표에서 허찬영 노동교육원 부연구위원은 노사협의회의 발전을 위해 △노동자측 위원 선출과정에서 사용자측 영향의 배제, △노사간 합의내용 명문화 △전문성 있는 소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했으며 오문환 교수는 노동법상의 불명확한 임금개념 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을 통합하는 표준임금제도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김호진 노동부 장관이 방문해 한국노사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생산적 토론을 부탁하는 축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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