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0.17 목 08:00
상단여백
HOME 칼럼 이러쿵저러쿵
국회가 ‘선술집’인줄 아는가?
- 이제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해야 할 시기겠죠. 그런데 노동계 총파업 국면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취재해야 할 ‘사건’은 더 많아지는 느낌입니다. 총파업에 집중하고 있던 각 조직들이 일상활동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주에는 어떤 ‘뒷 얘기’들이 있었나요?
-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4일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삼성의 무노조 신화가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는데,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는 과정에서도 삼성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다죠?
- 네. 이 같은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삼성은 한국노총을 비롯한 각 일간지에 전화를 해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삼성은 한국노총에 전화를 걸어 “노조를 설립하기로 했다는 것을 (언론보도 발표 내용에서) 빼 달라. 모임 취지가 그런 것이 아니였다”고 말했다고 이 전화를 받은 관계자가 전하더군요. 그런 영향인지, 조중동 등 주요일간지들은 인터넷 판을 통해서는 발언내용을 일제히 보도했지만 정작 다음 조간신문에는 단 한 줄의 기사도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다행히 강연회를 직접 취재했던 <매일노동뉴스>에 의해 보도돼 세상에 알려지게 됐답니다.
한국노총 한 관계자는 “(삼성이) 이렇게까지 노조 문제에 민감해 하는 줄 몰랐다”고 반응하면서도 “노총 위원장을 불렀으며 노조 얘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데 이렇게 반응할거면 이용득 위원장을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더군요.
- 노동계가 노동부가 마련중인 ‘근골격계 업무관련성 처리지침’의 폐기를 촉구하고 있어 내년에도 근골격계 직업병과 관련한 노정갈등은 이어질 것 같습니다. 산업안전 문제가 노동계에서도 점점 부각되고 있는데요, 이번 주 민주노총 산업안전 담당 노조간부들은 상경투쟁을 벌였습니다. 노동부, 근로복지공단, 경총 앞에서 항의집회를 가졌는데요, 경총 앞에 이른바 ‘1001기동대’가 경비를 서 긴장감을 조성했습니다. 산업안전 관련 노동계 집회 때마다 충돌이 일어나다 보니 경찰쪽에서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 것 같다는 군요. 산업안전 담당 노조간부들은 작업장에서 동료 노동자의 주검을 직접 대하면서 ‘한’이 많이 맺힌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정작 언론에서는 ‘민주노총, 경총에 계란 투척’으로 보도돼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윗사람' 눈치 때문에 교섭성사?

- 국공립예술회관 민영화 저지와 임단협 쟁취 등을 요구하며 6개월간 투쟁을 벌여온 공공연맹 예술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가 지난 12일 임단협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는 후문입니다. 요는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는데, 지난 달 1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조의 모습이 혹시 노 대통령의 눈에 거슬릴까봐 부랴부랴 노조의 요구를 다 들어주었다고 하네요. 윗사람 눈치볼 때는 단 하루만에 교섭도 성사시키면서 노조가 한달이 다 되가도록 투쟁할 때는 왜 그렇게 교섭이 안됐는지 모를 일이네요.
- 요즘 국회가 아주 재미있다면서요?
- 예, 한나라당이 나라를 지키겠다면서 법사위회의장을 일주일이 넘도록 점거하고 있고요, 열린우리당은 파병연장안을 처리하겠다고 자기네끼리 본회의를 여는 '쇼'도 보여주고 그러네요.

한나라당 소주 한 상자 의사당 반입 무산

- 며칠 전에는 한나라당이 국회의사당에서 소주파티를 벌이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도 있었다면서요?
- 예, 경북 포항 출신의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포항지역 특산물인 과메기를 가져와서 당직자들과 기자들에게 돌렸는데요, 과메기에는 소주가 딱 이거든요. 그래서인지 한나라당 당직자가 소주 한 상자를 포장도 하지 않은 채 아무렇지도 않게 국회의사당 건물 안에 들여오려다 경위들에게 제지당해 실패한 일이 있었습니다.
국회의사당에 이런 식으로 소주를 들여온 일은 헌정사상 처음이랍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이를 두고 “법사위 밤샘농성단이 밤중에 심심해서 과메기에 소주파티를 벌이려 했나보다”고 비꼬기도 했는데요.
민의를 대변하고 법을 만드는 ‘신성하고 권위있고 품격있는 공간’이라면서 민주노동당에 면회 온 민원인 출입도 막았던 '꽉 막힌' 국회에, 한나라당이 소주를 박스채로 들여와서 뭘 하려고 했는지 참 궁금하네요.
- 선술집과 국회의사당을 구별도 못하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 나랏일을 주무르려 들고 있으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 나라가 술 취한 듯 제멋대로 돌아가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군요.

편집부  labortoday@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편집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