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게모니 이론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마르크시즘 이론가이자 실천가인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의 평전 '안또니오 그람쉬'(쥬세페 피오리 지음. 이매진 펴냄)가 출간됐다.
   
그람시가 수학했던 이탈리아 토리노 대학에서 그람시 헤게모니 개념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등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그람시를 정통으로 연구한 소장학자 김종법 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책에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을 불살라 패배와 고통으로 얼룩진 삶을 승리로 이끈 한 혁명가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그람시의 일생을 당시 이탈리아의 정치·사회 상황과 긴밀하게 연관시켜 온전하게 복원하고 있다.
   
책에는 아내 줄리아를 비롯한 가족에게 보낸 편지와 그람시의 옛 동지들을 인터뷰한 내용이 풍부하게 담겨 있어 그람시의 인간적 면모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러시아와는 다른 서유럽에서 독자적 혁명의 길을 모색한 독창적 마르크스주의자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람시는 1891년 이탈리아 남부 사르데냐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가난과 지역차별, 장애라는 삼중의 고난을 겪은 그는 토리노 대학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마르크스주의자가 됐다. 1920년 이탈리아공산당을 창당해 중앙위원이 됐다. 1924년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모스크바에 있는 코민테른 파견 대표로 활약했다.
   
1926년 파시즘에 맞서 투쟁하다가 체포돼 20년형을 선고받는다. 이 때부터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1935년까지 감옥에 갇혀 3천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노트('옥중수고')를 비롯해 문학적 가치가 뛰어난 편지들을 집필했다. 1937년 가석방 상태로  머물던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648쪽. 2만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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