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서 힘을 앞세운 미국의 부당한  외교·군사적 횡포를 지속적으로 고발함으로써 '세계의 양심'으로 불리는 미국  MIT대학의 세계적인 석학 노엄 촘스키(76).

지배층에 봉사하는 미국 주류언론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한 그의 책 '환상을 만드는 언론'(황의방 옮김·두레 펴냄)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전(前) 캐나다 총독 벤센트 매시를 기념해 캐나다방송공사(CBC) 라디오가 창설한 '매시강좌'에서 촘스키가 1988년 11월 이후 행한 다섯 차례에 걸친 강연록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그는 미국 주류 언론매체들의 노골적인 '비대칭보도' 태도를 많은 사례를 들어가며 공격한다.
   
그에게 미국 언론은 공정하지 않다. 아니 너무나 불공정하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폭력을 행사하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도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무자비한 살상 행위에는 침묵한다.
   
미국정부가 지목한 공식적 적이나 미국에 적대적인 민족주의 정권이 저지르는 범죄적 행동과 테러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면서도 라틴아메리카나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미국이 지원하는 조직적 테러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조그맣게 취급하고 만다.
   
촘스키는 그 이유가 미국 미디어들이 지배 엘리트 집단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따라서 지배 엘리트들의 여론을 대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주요 미디어는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미디어 경영자, 혹은 보도와 논평을 담당하며 상당한 지위를 누리는 언론인은 모두 특권 엘리트층에 속해 있다. 이런 연유로 미국 언론은 국가-기업연합체에 동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언론은 지배 엘리트의 여론을 국민 전체의 여론인양 불공정 보도를 마다않는 교묘한 방법으로 시민의식을 조작하고 환상을 만들어낸다.
   
언어학자이기도 한 촘스키는 민주사회의 시민들은 이런 언론의 조작과 통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더욱 의미 있는 민주주의 토대를 놓기 위해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340쪽. 1만2천800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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