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길을 자전거로 달리며 고용승계의 당위성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문제점을 알린다.' 사법부의 복직 결정에도 요지부동인 포항제철에 맞서 4년째 고용승계 투쟁을 벌이고 있는 삼미특수강 해고노동자들이 11일부터 '고용승계' 전국 자전거 대행진을 펼친다.

삼미특수강노조 고용승계특별위원회 이희모 부의장을 대장으로 20명의 노동자가 경남 창원에서 첫 페달을 밟게 될 이번 자전거 대행진은 9박10일 동안 총연장 430km의 거리를 달린 뒤 20일 서울 강남에 도착할 예정이다. 종착지를 서울의 강남으로 정한 이유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에 때맞춰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결국 노동자와 민중에게 재앙이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

이를 위해 자전거 대행진 기간 동안 창녕, 대전, 오산 등 10개 도시를 거치면서 다양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과천 정부종합청사와 대법원 앞에서는 고용승계 촉구 집회도 갖는다.

이번 자전거 대행진에 참가한 송철원씨는 "고등법원에서 복직 판결이 난 이후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대법원에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다"며 "대법원에 조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동시에 정리해고의 칼바람을 몰고 온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삼미특수강 180여명의 해고노동자들은 지난 96년 포항제철 인수과정에서 해고된 뒤 만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생계곤란과 이혼, 자녀 가출 등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굽힘없이 고용승계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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