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단축방안에 대한 타협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예상됐던 5일 노사정위 본회의는 별다른 격론없이 25일 한국노총의 활동중단 선언때까지 막판 대타협을 시도하는 것으로 조용히 정리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위원들은 대체로 "아직은 시간이 있지 않냐"는 발언으로 극한 상황을 피해갔다. 한국노총측 위원 역시 25일 이후 장외투쟁이라는 압박카드를 내걸고 사전에 최대한 대화의 장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따라 노사정위는 근로시간단축특위를 통해 지난 2일 시도했던 '합의문' 작성에 주력하면서, 실패할 경우 23일 본회의에서 직접 절충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렇듯 별다른 '묘책'을 찾은 것도 아니면서 노사정위 논의를 노사정 모두가 고집하고 있는 것은 사실 이곳에서 결렬될 경우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노사간 입장이 첨예한 속에서 공익안을 국회에 올리는 것도, 노동부가 직접 안을 제출하는 것도 그 어느 쪽도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속에서 타결전망이 암울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노사정위 타결'쪽에 한번 더 기대를 걸어보자는 것이다.

한편으론 한국노총이 이날 회의에서 5가지 현안을 일괄타결하자는 주장을 강하게 제기한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한국노총으로서는 노동시간단축외에도 노조전임자 급여문제나 단협실효성 확보문제 등 다른 제도개선 쟁점을 같이 논의함으로써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사정간의 합의가 어려운 노동시간단축 하나만 가지고 논의를 하기보다는 장외투쟁을 압박카드로 노동시간단축과 다른 쟁점들을 같이 논의하면서 약한 돌파구를 찾아나가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5가지 현안에 대한 종합적인 협상결과는 앞으로 한국노총의 투쟁수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판단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노동계의 불참계획에 대한 통보를 받은 노사정위로서는 핵심 현안에 대해 논의를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진척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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