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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 매각실패 책임론 대두
미국 포드자동차의 인수포기로 대우자동차 처리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입찰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함께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대우차 매각이 수포로 돌아감에 따라 지난 1년간 투입된 1조2000억원 이상의 돈을 고스란히 날렸고, 결국 채권단과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점에서 입찰 담당자들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대우차 입찰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우선 협상 대상자로 포드 1개 업체만을 선정한 점이 꼽히고 있다. 2개 업체를 선정했더라면 포드가 포기하는 경우에도 나머지 업체와 매각협상을 계속할 수 있었기 때문. 정부 관계자도 17일 “결과론이지만 우선 협상 대상자를 포드 한 곳으로 한정한 것이 대우차 매각을 더욱 어렵게 만든 최대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대우 구조조정추진협의회 오호근 의장은 당시 “포드가 제시한 조건이 다른 두 곳보다 월등히 좋았고 빨리 매각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좋은 1개 업체만 선정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1차 인수제안서는 구속력이 없다(non-binding)’는 구조협과 채권단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입찰규정과 배치되는 판단이었다.

당시 자동차 업계에서는 “인수가액이 5조~6조원에 달하는 경쟁입찰을 진행하면서 1개 업체만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는 것은 국제 입찰 관행에서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지적했으나 대우 구조협과 채권단은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

포드자동차를 상대로 지금까지 돈과 시간을 낭비한 데 따른 배상책임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있으나 불가능한 상태다.

처음부터 그런 조건을 내세우지 않고 입찰절차를 진행했기 때문. 그만큼 이번 대우차 입찰은 준비단계에서부터 철저하지 못했다.

지난 98년 기아자동차 공개매각 때에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에 인수 희망가액의 10% 내외 금액을 이행보증금 형태로 걸도록 해 신중한 참여를 유도했으나 이번 대우차 입찰에서는 이런 대책이 전혀 없었다.

자문업체 선정과정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포드가 회계 자문사로 선정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대우차 입찰을 진행하고 있는 대우 구조조정협의회의 회계 자문을 맡고 있는 삼일회계법인과 제휴사로 밝혀져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또 당초 매각 주간사였던 모건스탠리 외에 대우 구조협 오 의장이 고문으로 있는 투자은행 라자드가 뒤늦게 대우차 매각에 관여하는 바람에 입찰방식과 관련한 올바른 자문을 할 수 없었던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대우 구조협의 오류에 대해 금감위 등 정부기관이 견제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한편 우선 협상자로 선정돼 정밀실사를 통해 대우자동차를 속속들이 다 들여다 보고 나서 돌연 인수를 포기해 버린 포드자동차에 대한 여론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회사원 김낙준(34)씨는 “포드의 행동은 마치 결혼을 전제로 처녀와 잠자리를 같이 해놓고 결혼 안 하겠다고 하는 것과 같은 꼴”이라고 말했다.

포드가 우회적으로 대우차의 부실 때문에 인수를 포기했다고 흘리고 있는 점도 터무니없다는 지적이다. 이미 대우차 부실이 막대하다는 사실이 공개된 상황에서 이를 알고도 대우차 인수전에 나섰던 포드가 이제 와서 대우차 부실을 핑계로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종호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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