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미조직 여성노동자 조직화 박차

전국여성노조(위원장 최상림)가 30일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전국여성노조는 6개 지역지부에서 출발해 현재 9개 지역지부를 두고, 1,000여명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전국여성노조는 IMF 경제위기와 동반한 구조조정과정에서 여성이 해고와 비정규직으로의 전환에 일차적인 대상이 되는 등 여성들의 고용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출범했다. 전국여성노조는 작년 출범선언문에서 "성, 인종, 연령, 고용형태 등 각종 차별을 해소하고, 남녀평등, 모성과 건강이 보호받으며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지원속에서 기업과 직업, 지역을 뛰어넘는 전국적 단일노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여성노조가 자체적으로 한 지난 1년의 평가는 "여성노조의 역할과 필요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전국여성노조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대한적십자사 동부혈액원 5년차 이상 계약직 여성노동자에 대한 해고통보 철회, 조합원 120명의 88골프장 경기보조원 분회 결성 등 법적 권리에서 소외돼 있는 여성노동자의 문제를 알리고 여성노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회문제화해왔다.

지난 6월에는 대우중공업이 사무직 여직원중 75명의 파견직 여사원에 대한 촉탁고용과 아르바이트직으로 전환하려는 것에 대해 분회를 결성해 대우중공업노조와 힘을 합쳐 투쟁한 결과 전원 재계약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전국여성노조에게 이 경험은 정규직 노조와 연대를 통해 풀어가면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보여준 사건이었다.

전국여성노조가 88골프장 등 골프장 경기보조원들을 조직화하기 시작하며, 기존 노조에서 경기보조원들을 조합가입 대상에 포함하는 규약을 개정하려는 움직임도 전국여성노조 활동의 성과라면 성과다. 전국여성노조에 가입해 재계약이나 정규직 전환 등의 성과를 이끌어낸후 전국여성노조를 탈퇴하고 기존 노조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었다. 최상림 위원장은 "당장 전국여성노조의 조합원수가 늘어나는 것보다 조합원들의 처지가 나아진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여성노동자의 노조 가입율이 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의 조직률이 낮은 이유는 우리나라의 일반적 노조형태가 기업별 노조인 점을 감안해볼 때, 노조를 운영하기 힘든 100인 미만 사업체에 여성이 90% 정도가 근무하고 있으며, 임시일용직 종사여성의 비중이 현저히 높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변동, 출산 육아에 따른 취업과 실직을 반복하고, 그에 따라 종사하는 업종과 취업형태가 변화하고 있어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힘든 까닭도 있다.

전국여성노조는 기존 노조에 가입돼 있는 여성을 제외한 모든 여성이 가입대상이다. 최 위원장은 "여성노동자 450만이 전국여성노조의 가입 대상입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작년 출범 즈음해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벌써 작은 성과들을 거두며 1년을 보낸 전국여성노조의 앞으로의 모습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